장애인 편의시설이 오히려 영화관람 장애물

영화관 ‘장애인 홀대’ ‘시네마 천국’은 없다

인천지역 극장 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오히려 장애인의 영화관람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장애인편의증진법에 따르면 극장 내 장애인 좌석 설치기준은 전체 좌석 수의 1%다.

롯데시네마 인천·부평점, CGV 계양·인천점 등 인천지역 4개 대형 영화관을 조사한 결과 좌석설치 수는 기준보다 많은 1.2%(95석)로 확인됐다.

하지만 장애인 좌석은 거의 극장 맨 앞자리에 설치돼 있어 장애인의 관람을 막고 있다.

총 40개 영화관 중 CGV 인천점 13·14관을 제외한 38개 영화관은 모두 장애인 좌석을 맨 앞자리에 배치했다.

영화관을 찾는 대다수 지체 장애인은 목을 가누기 어려운데도 눈높이에 맞지 않는 영화를 보기 위해 비장애인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더욱이 장애인 좌석은 영화를 관람하기 어려운 맨 앞줄 양쪽 측면에 있다. 맨 앞줄 측면은 외국영화 자막도 제대로 읽기 어려운 좌석이다.

또 극장별로 좌석 수도 제각각이다. CGV 인천점 3관은 장애인 좌석이 8석이나 되지만, 롯데시네마 인천점 7·8관과 CGV 인천점 5관은 장애인 좌석이 1석에 불과하다.

특히 고급상영관 중 CGV 인천점 IMAX관만 장애인 좌석이 4석 있을 뿐, 롯데시네마 인천점 샤롯데관, 부평점 아르떼관, CGV 인천점 스타리움, 4DX관은 장애인 좌석이 한 석도 없다.

장애인들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 좌석이 (남아)있는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봐야 하는 지경이다.

지체장애인 권모씨(39·여·부평구)는 “천만 영화라고 해도 장애인은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 놓고 본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한 극장 관계자는 “장애인 관람석은 최초 극장 설치 시 법적 기준에 맞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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