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에서 시집 온 엄마를 둔 이유로, 남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이유로 학교의 친구집단에서 무조건 편안할 수 없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서로 가까워져 친형제처럼 경계 없는 웃음을 나누며 몸을 부딪고 장난 치는 것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아이들은 마음도 몸도 점점 커지며 나이를 먹고 돌풍 같은 청소년기를 거치고 청년으로 성장하겠지. 그리고 엄마와 아빠에게 받은 다양한 문화의 영향으로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일을 찾아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을 거야” 즐거운 상상만으로도 마음은 봄 햇살처럼 따뜻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더 많은 투자
인천은 전국에서 외국인주민이 빠르게 증가해온 도시이다. 전국 시·도를 통틀어 현재 5위지만, 대도시 이주현황으로는 서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인천의 외국인주민인구는 7만5천여명으로 인천인구의 2.7%를 차지한다. 2010년 2.3%에서 해마다 0.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의 자녀의 수도 2010년 7천229명에서 2013년 1만1천082명으로 증가하였다. 3년 동안의 증가율은 53%에 이른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유형은 다양하다.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도 초혼가정의 자녀, 이혼 후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이주민 엄마의 자녀, 재혼가정에서 외국 출생 후 중도 입국하는 자녀, 그리고 외국인이주노동자 가정의 자녀, 난민가정 자녀까지 서로 다른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우리 국민으로 살아갈 것이란 사실이다.
비록 애국가를 부를 때 ‘네가 왜 애국가를 부르냐!’는 철없는 친구들이 있어 가끔 속상하긴 하지만 그들에겐 국방의 의무까지 다해야 하는 소중한 조국이다. 이주민 엄마의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은 자녀의 언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체된 언어발달은 자연스럽게 학습지체로 이어져 학교생활에 있어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배워서, 가르쳐서 해결될 수 있는 어려움이라면 방법을 찾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공평함을 위한 지원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위해 언어발달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학령기 이전 아동이 주요 대상이므로 엄마가 동행하여 센터에서 진행된다.
또 엄마나라 말과 문화를 배우는 이중언어교실이 진행된다. 대한민국보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 온 엄마나라에 대하여 배우며 엄마나라 뿐 아니라 엄마에 대한 이해까지 커지는 것을 본다.
이는 가정을 세우는 중요한 요건을 충족시켜가는 과정이다. 아동이나 청소년의 권리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그 공평함을 위해 같은 출발선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책임일 것이다.
‘동일한 출발선을 만들어 주고 같은 과정을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특혜’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 다문화가정 자녀는 소수자이고 소수자를 돕는 일은 늘 더 많은 투자와 배려가 필요한 일이다.
외국인주민 수용ㆍ배려하는 철학 필요
이제 외국인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우리가 대비하고 선택하는 방법에는 인간존중과 국민으로서의 외국인주민을 수용하고 배려하는 철학이 필요하다.
물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고, 그러한 정책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조건은 정책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의견과 그들의 주변에서 그들의 권익을 위해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일이다.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꼭 필요한 건 묻는 일이다.
김자영 인천시 부평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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