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통합을 넘어 혁신의 길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새누리당 정권의 안하무인 불통과 독선 정치를 견제하고 민주주의 후퇴와 거짓말 정치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통합을 일구어 냈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와 약속이 큰 결단을 이끌어냈다. 적극 환영한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추진하며 기초선거에서 무공천하기로 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과 같이 여기고 통합의 전제로서 합의가 이뤄진 것이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여긴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생각하면 한없이 고통스럽고 아픈 마음 그지없다. 땡볕과 엄동설한 속에서도 민주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열정을 다해 헌신했던 분들에게 참으로 면목이 없다.

부정ㆍ부패 깨뜨리는 것이 ‘새정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위로를 드린다. 새누리당의 공천제 폐지 공약파기로 ‘법을 바꿀 수 없다면 공천포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으로서 후보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이제 통합은 절차만 남았으며, 통합신당이 출범하는 데 특별한 장애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통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새 정치를 위한 수단이다. 새롭게 탄생하는 통합신당은 통합에 만족하지 않고 제대로 된 혁신으로 새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새 정치와 정치혁신을 위한 비전과 프로그램을 가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치열한 논쟁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은 새 정치의 방향부터 옳게 설정되어야 한다. 새 정치는 정치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회와 정당의 역할과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도 아니다. 독선과 불통, 부정과 부패의 낡은 체제를 깨뜨리는 유능한 정치가 새 정치의 본질이다. 국회와 정당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강자의 기득권 체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나가는 것이 정치혁신이다.

한마디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새 정치며 정치혁신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새 정치와 정치혁신 논의는 그렇지 못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정치 내려놓기’처럼 보였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현재 우리 정치는 적대적인 정치문화와 지역독점 구조를 청산하고 대립과 분열, 독선의 정치체제를 혁파하는 것이 가장 중대한 혁신 과제이다. 이를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하고 권력분립과 책임정치를 저해하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낳는 비정상적인 헌법도 개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통합신당은 정당의 진화를 주도해야 한다. 우리 시대는 시민참여형 정당을 요구하고 있다. 당원들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역동적인 시민들의 요구도 담아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들에게 개방적인 구조, 온오프가 결합된 현대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선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정당 활동에서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는 통합신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통합신당은 유능한 진보여야 한다. 민주당이 추구해온 복지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라는 진보적 가치는 국민의 요구이며 시대정신이다.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은 진보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 즉 실력이 문제였다.

실력 있는 유능한 진보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유능한 진보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함께 갖춘 정치다. 원칙과 이상을 지키면서도 모든 국가적 의제를 실사구시의 자세로 푸는 정치다. 민주정부 10년의 공과를 계승하고 민주, 민생,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며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유능한 통합신당이 되길 희망한다.

서민ㆍ중산층 대변하는 정당 ‘희망’

민주당과 야권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계개편, 통합, 연대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며 임시적 방편이었다. 이제 여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새 정치를 실현할 혁신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통합을 넘어 혁신으로 새 정치를 실현하는 통합신당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룰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는 길이다.

김태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성남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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