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고위공무원들 ‘뇌물·상습도박’ 파문
브로커가 ‘대우건설 비자금’ 매번 500만원씩 나눠줘
검찰, 홍준호 부평구 부구청장 소환… 다음은 누구?
인천시 고위공무원들이 대우건설 비자금으로 수천만 원대의 도박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소환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수부(정순신 부장검사)는 대우건설 비자금으로 수천만 원대의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뇌물수수·상습도박)로 홍준호 인천시 부평구 부구청장(55·이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홍 부구청장 외에 또 다른 고위공무원 3~4명이 도박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부구청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인천시내 호텔을 돌며 조명조 인천시의회 사무처장(57·구속) 등 동료 공무원들과 만나 수십 차례에 걸쳐 포커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도박판에는 조 사무처장 고교 동창인 석재수입업자 A씨(57·구속기소)가 참석했으며, A씨는 이준하 전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장(54·구속기소)으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 중 일부를 도박에 참여한 홍 부구청장 등에게 도박자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홍부구청장 등에게 한차례에 각각 500만 원씩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부구청장을 상대로 A씨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와 대가성 여부, 도박의 상습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구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A씨로부터 도박자금을 받아 도박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 부구청장이 A씨로부터 받은 도박자금이 뇌물의 성격이 짙다고 판단하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인천시 안팎에선 인천시 고위공무원 3~4명이 수시로 만나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벌였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도박에 참여했던 고위 공무원의 명단과 도박 자금으로 받은 전체 금액과 골프 접대 및 향응 여부 등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본부장과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도박에 참여했던 또 다른 인천시 고위공무원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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