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영웅들’ 악당 막아도 주민불편 못막아

“영웅들 한번 보자”… 아침부터 구경인파 장사진
‘어벤져스 2’ 의왕 계원대학로서 촬영 하던날

일부 예비후보들 명함 돌리며 ‘얼굴 알리기’ 유세장 방불

통제 불만ㆍ사진찍는 시민과 영화 관계자 곳곳서 실랑이

서울 마포대교와 강남 등지에서 진행됐던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2’의 촬영이 경기도로 내려와 의왕시 계원대학로에서 이어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차 몰리면서 일대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

더구나 인파들이 운집하자 6ㆍ4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일부 예비후보들까지 촬영장을 찾아 유세활동을 펼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7일 오전 10시께 의왕시 계원대학로.

영화 촬영을 위해 오전 6시부터 교통 통제가 이뤄진 계원대사거리~계원대입구사거리 구간 400여m의 도로 양옆으로는 영화 촬영을 구경하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인근 대형마트에는 높은 곳에서 촬영장을 보려는 주민들이 2, 3층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그 건너편 상가건물에 모인 사람들도 기대 어린 시선으로 통제된 도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있었다는 조윤정씨(22ㆍ여)는 “평소 ‘캡틴 아메리카’의 팬이라 아침 일찍 촬영장을 찾았다”며 “피곤하긴 하지만 평생 다시 없을 기회일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파가 몰리며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도로가 지저분해지는가 하면, 촬영 중간 중간 사진을 찍는 시민들과 이를 말리는 영화 관계자와의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촬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도 육교를 통제하며 길을 건너려던 시민들은 100여m 떨어진 횡단보도로 돌아가는 불편을 겪었고 인근 상가밀집지역 골목까지 촬영을 이유로 막아 놓아 은행과 상점 등을 찾는 주민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주민 B씨(54ㆍ여)는 “영화를 촬영한다는 사실은 들었지만, 대로를 통제한다고만 알고 있었다”며 “급하게 은행에 가려고 했는데 코앞에 두고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 시장ㆍ시의원 등으로 출마한 3~4명의 예비후보가 촬영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 유세장으로도 활용되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였다.

특히 한 예비후보 측은 (선거 공보물로 활용하려는 듯) 촬영장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이를 발견한 영화 스태프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어벤져스 2 촬영은 오는 9일에도 계속되며, 마찬가지로 계원대학로 구간 교통 통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관주기자 leekj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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