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논란 ‘부평역 애 엄마’ 진실은?

충격적인 한컷의 사진… 누굴 탓해야 할까요?

 

아이를 끈으로… 지적장애 20대 엄마 갑론을박

복지사각 또 다른 단면…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적장애를 앓는 20대 엄마가 남자 아이를 끈으로 묶어 잡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아동학대’, ‘마녀사냥’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관계기관의 무관심 속에 엄마와 아이가 노숙인과 뒤섞여 1년가량을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저녁부터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부평역 애 엄마’라는 제목의 사진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에는 20대로 보이는 여성과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4세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속 여성은 왼손으로는 유모차를, 오른손은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아이의 가슴 부분을 묶은 끈을 잡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사진 속 여성 A씨(24)는 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지적장애를 앓고 있으며, 4세와 2세 두 아이를 둔 엄마로 밝혀졌다. A씨는 작은아이를 유모차에 태워놓고 돌보는 동안 큰아이가 도로로 뛰어들 것을 염려해 가슴팍 부분을 끈으로 묶어 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A씨는 부평역 인근 모텔 등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끼니는 노숙인과 뒤섞여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하는 등 애처로운 사연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A씨와 두 아이는 지난해 7월까지 한 아동복지시설에 있다가 퇴소했지만, 이후 단 한 차례도 지자체를 비롯해 관계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정부의 지시로 지자체가 진행 중인 복지 사각지대 일제 조사에서도 이들 모자를 찾지 못했다.

이러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자기 아이라면 손 꼭 붙들고 다니던지, 아니면 아기 띠하고 다니던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는 건 아니겠지”라는 식으로 아동학대 운운하며 사진 속 여성을 비난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찍어서 올린 사람이 상황판단 없이…. 오해살 구도로 찍은 것 같아요.”, “사진 찍기보다는 엄마한테 알려줬으면 좋을 뻔 했네요”라는 식으로 마녀사냥식 비난 자제를 주문했다.

한 아동복지시설 전문가는 “사회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것 자체가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발견 당시 아이에게서 멍이나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고 아동학대 여부는 조사 중”이라며 “A씨를 설득해 A씨와 아이들은 당분간 여성긴급센터의 보호를 받기로 했고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이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박용준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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