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상 여객선 침몰] ‘객실 확장’ 무게중심 높아져 침몰 영향 가능성

구조변경 정원 921명까지 늘려 한국선급 “증설 합법적 범위”

청해진해운이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자 세월호(6천825t급)의 객실 시설을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여객선 상부의 하중이 증가, 무게중심이 높아지면서 선박 침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한국선급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지난 2012년 10월 일본에서 세월호를 국내로 도입한 직후 이듬해 3월까지 5개월여간 전남 목포에서 객실 증설 공사를 진행했다.

단순히 좌석을 늘리는 게 아닌 방 형태의 객실을 늘리는 등 구조변경을 통해 정원을 921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업계에선 여객선 상부인 3~5층에 객실이 추가로 들어섬에 따라 무게중심이 높아져 급작스런 회전시 배가 크게 기우는 등 침몰에 영향을 줬다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선장 L씨(69) 등 승무원을 밤샘 조사한 해경도 사고 원인을 ‘무리한 변침(變針)’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은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세월호에 대한 ‘제조 후 등록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객실 증설이 합법적인 범위 내였던 만큼, 침몰 사고와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의 한 관계자는 “당시 선체 경하중량 점검 등 객실 증설에 따른 변화가 안전운항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점검도 마쳤다”며 “점검 결과 운항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등록 검사가 정상 통과됐다”고 밝혔다.

한편 청해진해운은 지난 2003년 3월 최초 도입한 오하마나호(6천322t급)가 승객 유치에 성과를 거두자 일본에서 세월호를 추가로 도입했다.

1994년 건조된 세월호는 마루에이페리 소속으로 2012년 9월까지 ‘페리 나미노우에’라는 이름으로 일본 규슈(九州) 남부 해역에서 운항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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