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3년’ 의정부경전철, 수도권 환승할인 도입
의정부 경전철에 수도권 환승할인이 도입될 경우 경기북부지역의 대중교통 편익이 대폭 향상돼 이용객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정부경전철㈜의 경영난도 개선되고 의정부시도 의정부경전철㈜의 파산이나 협약 해지에 따른 재정부담에서 벗어나 경전철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6개월 만에 통합 환승 할인 전격 타결
의정부시와 의정부 경전철㈜은 경전철 개통 초기부터 이용 편의와 활성화를 위해 환승할인이 도입돼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환승할인 시 발생하는 연간 120억~150억원의 손실금 분담을 놓고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양측은 올해 초 환승할인을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시스템 구축비까지 확보하면서 협상에 나섰으나, 손실금 중 경기도가 지원하기로 한 30%를 제외한 나머지 70%를 놓고 의정부경전철㈜과 의정부시가 입장차를 보이면서 지난해 6월부터 협상이 결렬됐었다. 의정부경전철㈜은 적자 누적으로 손실금 분담이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반면, 시는 양측이 절반씩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던 것이다.
그러다 올해 초 의정부경전철㈜ 대표가 전격 교체된 이후로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지난달 타결에 이른다.
양측은 경기도 지원액을 제외한 나머지 손실금을 절반씩 분담하고 노인 무료 탑승비용도 의정부 경전철㈜이 연간 9억원씩 내고, 나머지는 의정부시가 내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비용도 각각 30억원씩 부담하고, 회룡역 환승 통로 설치비 11억원은 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안병용 시장과 김정현 의정부경전철㈜ 대표는 지난달 21일 수도권 환승 할인 도입을 위한 협약을 하고 사업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안 시장은 당시 협약식에서 “의정부경전철㈜의 환승 시스템 구축과 환승할인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 등 후속절차에 최대한 협조해 올 연말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의정부 경전철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며 “홍보와 마케팅 등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2012년 7월 개통한 이후 첫해 11월 한시적으로 요금을 300원으로 내린 때를 제외한 5개월간의 평균수요는 1일 1만2천명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는 1일 평균 1만5천600명으로 30%(3천6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는 비교적 이용수요가 적은 1~3월에도 평균 1만6천3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천100명)보다 16%(2천281명) 늘었고, 지난해 연평균 1만5천600명보다도 5%(781명)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4일에는 하루 동안 1만9천673명의 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해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등 4월 한달간 평균 1만7천491명을 기록해 시 협약수요(2014년 9만9천명 기준) 의 17%선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다 수도권 환승할인이 되면 이용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부경전철㈜이 철도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환승 할인이 도입되면 이용객의 수가 시 협약수요의 49%에 달하는 4만8천500명으로, 의정부시가 아주대학교에 자문한 결과에서는 협약수요의 34.1%인 3만3천3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 수요의 2배 이상이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환승 주차장, 버스노선개편 등 경전철을 이용하기에 편리한 시설 등을 보강하고 다양한 활성화 대책이 수반된다면 환승 할인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도 “지난달 마을버스노선과 경전철 역 간 순환형태의 환승 체제를 고려하는 등 대중교통체계 효율화를 위한 버스노선개편 용역에 착수해 오는 11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경전철 활성화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의정부 경전철은 개통 전 시운전 때부터 운행장애를 일으키고 개통 뒤 1년 동안 각종 크고 작은 사고가 10여차례 이어지면서 ‘사고철’이란 오명을 얻었다.
특히 눈이 내리고 영하 6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엔 어김없이 사고가 났다. 개통 첫해 12월에만 모두 4차례에 걸쳐 운행이 멈춰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전문기관 진단결과 가이던스 레일(탈선방지 및 전기전달 역할)과 열차에 달린 집전휴(전기를 모으는 장치) 사이에 눈이 얼어붙으면서 전기 전달에 장애를 일으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사고원인을 찾아내 지난해 9월부터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15개 역 전 구간과 차량기지까지 모두 11㎞에 걸쳐 지난해 11월 20일까지 히팅 케이블을 깔고 보온덮개를 씌웠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12월에서 올 1월까지 동절기 사고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 2월에도 신호이상으로 한차례 운행중단이 있었을 뿐이다.
지난해 12월11일 대설 주의보 속 새벽 3시부터 7시 사이 11㎝의 폭설과 영하 4도에도 경전철은 정상 운행됐고, 12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2㎝ 눈이 내리고 이튿날 새벽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졌는데도 아무런 사고 없이 운행됐다.
눈이 오는 날은 오히려 승객이 급증해 지난해 12월11일 2만2천400명, 12일 2만4천300명, 13일 2만 4천100명 등으로 12월1일 평균 1만6천명보다 6~7천명 이상 늘었다.
경전철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모씨(34·용현동)는 “빠르고 정확하다. 원했던 전철과 환승할인이 돼 요금부담을 덜 수 있어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교찬 의정부시 경전철 과장은 “운행 중단이 크게 줄어드는 등 경전철운행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수도권환승할인과 함께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고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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