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속속 저축銀 ‘간판 교체’… 제2금융권 촉각

업계 1·3위 진출에 ‘지각변동’ 예고 자금력ㆍ저금리 공세 고객잠식 우려

대형 대부업체들이 잇따라 저축은행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하면서 제2금융권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높은 인지도로 무장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대부업계도 이미지 악화에 따른 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계 3위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은 지난달 대부업계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예신저축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받은 뒤 7일부터 ‘웰컴저축은행’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했다. 웰컴론은 향후 5년간 대부잔액을 40% 이상 감축한 뒤 단계적으로 대부업을 줄여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으로 완전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부업계 1위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도 조만간 금융위에 저축은행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가교저축은행은 예보가 100% 출자해 부실저축은행의 자산 부채를 이전받아 제3자에게 매각할 때까지 한시 운영하는 저축은행을 말한다.

이처럼 대형 대부업계들이 잇따라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제2금융권 진입을 시작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의 자산은 2조8천억원(2조2천억여원, 5천870억여원·지난해말 기준)에 달한다. 두 업체가 향후 5년간 40%의 대부잔액을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면 무려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저축은행 업계로 흘러들어오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이들 업체들이 저금리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고객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들도 업계 1,3위 업체의 이탈에 따른 이미지 악화로 대부업의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이 시작되면 업계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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