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공약? 유권자들 무관심 쓰레기통 향하는 선거공보물 개봉도 안된 채 그대로 버려져 분실ㆍ우편함 바닥 방치 일쑤
지방선거를 6일 앞둔 29일 오전 인천 중구 항동의 한 아파트.
아파트 입구에 선거공보물이 나뒹굴고 우편함에는 이틀 전에 도착한 공보가 수북이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 쓰레기 처리장에는 공보물이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버려져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인은 “최근 도착한 선거공보물을 집으로 가져가는 가정이 드물고 일부 가정에서는 뜯지도 않은 채 쓰레기로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유권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거공보물이 제 기능을 못하고 쓰레기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아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까지 투표안내문과 후보자 선거공보물을 봉투에 담아 가구별로 발송을 완료했으나 이후 배송 단계에서 주소 변경이나 시민의 무관심, 도난 등 이유로 분실되거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주부 김모씨(48·인천시 연수구 송도동)는 “아파트 우편함에 있다가 결국 쓰레기통으로 가는 공보물을 보면 안타깝고 예산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보물을 받지 못했다며 ‘배달사고’를 불평하는 이들도 많다. 인천시 남구 원룸에 사는 박모씨(25)는 “동생과 함께 사는 집에 공보물이 오지 않아 답답하다. 주변 친구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공보물 배송을 맡은 우정사업본부 측은 “전국 세대의 우편함까지 배달은 정확하게 하고 있다”며 “다만, 유권자가 신고 없이 이사를 가버리거나 당사자가 제때 공보물을 챙기지 않으면 서류가 유실될 위험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지방선거 공보물은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이라 폐품으로 값어치가 커 과거선거 때는 훔쳐 파는 사람도 있었다”며 “발송된 공보물은 보는 즉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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