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한인수 vs ‘인지도’ 김윤식 격돌… 공약 차별화가 관건

[포커스] 시흥시

시흥시는 수도권 내에서 전통적인 야당 성향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대 민선 시장들의 이력을 보면 꼭 그렇치만은 않다. 초대 민선시장인 정언양, 2대 백청수 시장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지만, 3대 정종흔, 4대 이연수 시장은 한나라당(현 새누리) 소속 시장이었다.

시화공단이 소재한 정왕지역은 시흥 내 타 지역 보다 야당세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 전체를 보면 도농복합도시로서 농촌지역이 많아 아직도 보수층 또한 강한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흥 지역의 선거 특징은 선거 때마다 정치적 이슈나 집권당의 인기 등에 따라 표심의 향배가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윤식 후보와 새누리당 한인수 후보로 압축, 팽팽한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윤식 후보는 보궐선거에 이은 5대 시장으로서 재선 프리미엄과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며, 한인수 후보는 30여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탤런트로 시민후보론, 시흥토박이론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흥시장 선거는 각 후보의 공약 차별화가 이번 선거에 당락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 여당과 야당 1:1구도 속에 무소속 1명 도전

이번 시흥시장 선거에는 4명의 후보자가 출마했지만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루 40㎞ 도보유세, 삭발투혼 등으로 관심을 끌었던 무소속 정종흔 후보가 1일 전격 사퇴했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이날 ‘시흥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시흥시민 여러분께 우선 머리 숙여 사과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시흥시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시흥의 미래를 위해 새누리당 한인수 후보를 지지하며 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거를 3일 앞둔 시점에서 정 후보의 사퇴가 선거 막판 판세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무소속 후보 2명의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당선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의 사퇴가 새누리당 한인수 후보에게는 득이 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김윤식 후보에게는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3대 시흥시장을 지낸 정 후보는 4대 시흥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1만2천209표(11.27%)를 얻은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무소속 신부식 후보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신 후보의 득표율이 김윤식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새누리당 한인수 후보는 인기 탤런트로 2년 전 19대 총선에서 함진규 국회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한 후보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서면서 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단독 후보로 여겨지던 한인수 후보에게 백청수 전 시흥시장이 도전장을 내며 민주당을 탈탕, 새누리당에 입당했지만 정서적 측면을 극복하지 못한 채, 한 후보가 전략 공천으로 손쉽게 후보로 결정됐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순수한 시민후보’를 주창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조직선거를 지양하고 정책 공약으로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3선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윤식 후보는 지난 2009년 4·29 재보궐 선거에서 임기 1년의 시흥시장에 당선됐다. 총 2만5천679표(46.08 %)를 얻은 김 후보는 상대 후보인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 (2만4천545표44.05%)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김 후보(7만4천409표)는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장(장관급)을 거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을 지낸 최홍건 후보(5만833표)를 2만3천576표차(18.8%)로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3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하던일 마저 할 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 신부식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시흥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열정과 사랑으로 마련한 정책을 실현할 기회를 유권자로부터 직접 심판 받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 후보는 100% 공론조사를 통한 공정한 경선방식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했다.

그는 도시계획과 경제전문가로서 독단이 아닌 협의, 말하기 보다는 먼저 듣는, 그리고 통치가 아닌 협치로서 시흥시정을 운영하고 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1:1 구도에서 이번 선거는 부동층 흡수가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부동층이 어느 후보로 움직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또 선거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며 부동표 흡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흥=이성남기자 sunlee@kyeonggi.com

이것만은 꼭 하겠습니다

새누리당 한인수 후보는 “일 잘하는 시장, 이익을 창출하는 시장으로 새로운 희망과 발전하는 시흥을 만들겠다”며 “한류문화관광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문화예술회관, 종합운동장, 시립미술관 등의 건립”을 약속했다. 그는 또 “사통팔달 e 편한 교통시장, 행복가정·건강한 복지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신천권은 교육·예술·창조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연성권은 행정·문화·교통의 중심, 정왕권은 산업·경제·교육 중심의 도심권역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시청권을 중심으로 시흥 남과 북을 소통해 ‘지역통합’은 물론 모든 현안을 주민과 진정성 있는 상설 소통의 장으로 ‘주민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윤식 후보는 “달리는 말을 세울 때가 아니다”며 “배곧신도시 개발과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사업(2018년 1단계 개교)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2016년 개통 예정인 소사~원시 복선전철 사업, 신안산선 및 월곶~판교 간 전철사업의 조기 추진과 유치, 시화 MTV, 목감·장현·은계지구 보금자리 등 각종 국책사업의 차질없는 추진, 그리고 주민참여 예산제, 전국 유일의 도서관 희망씨 등의 시흥사랑 운동, 명품교육을 위해 중단없는 관심과 투자로 질을 높여 가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또 범죄예방환경설계 적용 및 취약지역 방범 CCTV를 확대하고, 민ㆍ관 합동 안전점검단을 설치ㆍ운영하는 등의 안전한 도시 만들기도 빼놓지 않았다.

무소속 신부식 후보는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그리고 발과 눈으로 시민과 하나 되는 소통의 시장이 되겠다”면서 “실버산업, 스포츠, 레저, 체험관광, 에듀 마이스 산업의 메카를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시흥=이성남기자 sun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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