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청연 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천교육의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12년 보수 교육감 시대를 마감하고 처음 진보 교육감을 맞으면서 학부모들 또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랜만에 교육수장이 바뀌면서 급진적 변혁이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이 당선자는 어수선한 교육계를 추슬러 안정시키고,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전교조 시절 민심을 먼저 읽기보다 이념과 열정을 앞세웠던 그 때의 과격·독단은 이제 버려야 한다. 출마 당시의 초심을 잊지 말고 군림하기보다는 시민을 섬기는 자세로 온건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이 당선자는 인천시민 모두의 교육감이 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지지하지 않은 많은 유권자들이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고 참여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낮은 자세로 교육현장을 살피고 술렁이는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권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현장형 교육감이 돼야 한다. 이 당선자는 위기에 빠진 인천교육을 올바로 일으켜 세워야 할 막중한 소임을 짊어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교육은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비리를 비롯해 각종 비리로 얼룩졌고, 학생들의 수능시험 성적은 2년 내리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학력신장 정책 등 교육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물론 시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교육청 고위직과 요직을 자기 사람으로 채우거나 전교조 일색의 인사를 배치, 독주해선 안 된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교육엔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다. 교육현장을 정치 이념화해선 안 된다. 교육에서 이념 가르기를 배격하고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이 당선자는 후보 때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재평가, 폐지하고 40개의 혁신학교를 지정,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고교 평준화의 일환이다. 그러나 혁신학교는 대입을 눈앞에 둔 고교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이 밖에 이 당선자는 무상급식을 중·고교까지 확대하고, 의무교육을 고교까지 확대할 공약을 제시했다.
한정된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상 공약’만 고집하면 교육현장 전반에 적잖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예산 30%를 뒷받침할 보수 성향 유정복 시장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자신의 주장만 고집할 게 아니라 시장과의 조율·조정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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