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털어 인부들 밥해줬는데…강화 연륙교 공사장 식당운영 ‘이복순씨의 눈물’

“땡볕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안쓰러워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3개월여 간 밥을 해줬는데…”

인천시 강화군 교동 연륙교 공사현장에서 5평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는 이복순씨(63). 이씨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교동 연륙교를 공사 중인 CNI건설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해왔다. CNI건설은 시공사 대우건설의 하도급업체다.

그러나 자금난을 겪던 CNI건설이 이달 초께 기업회생을 신청해 이씨와 근로자, 자재 납품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근로자들 사이에서 웃음 가득한 누이로 통한다.

힘든 식당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근로자를 대하기 때문이다.

식대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 이씨는 식당을 계속할지를 고민하다 힘든 일을 하는 300여 명의 근로자가 안쓰러워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쌀과 반찬 등을 사들여 밥을 해줬다.

이렇게 쓴 돈이 3개월여 간 2천500만 원에 달한다. 이씨는 이번 밥집 운영을 끝으로 조그마한 식당을 개업하려는 꿈이 거래회사의 부도로 물거품이 됐고, 현재 과도한 스트레스로 지병(척추골절)이 재발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병상에서 만난 이씨는 “같은 처지의 근로자들이 안쓰러워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근로자들 밥을 해줬다”면서 “CNI건설이 대우건설로부터 받을 기성금(9억여 원)을 체불된 식대와 자재대금, 임금 등으로 지급하겠다는 직불 동의서까지 써줬음에도 대우건설은 도의적 책임만 내세워 기성금의 40%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현장 관계자는 “이씨의 밥값을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다. 하청업체인 CNI건설이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도의적 차원에서 밥값 등 체불된 금액의 40%를 지급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의동기자 hhh60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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