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무승 치욕'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리던 한국 축구가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초라한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최종전에서 10명이 뛴 벨기에를 상대로 후반 33분 얀 페르통언(토트넘)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대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무2패(승점 1ㆍ골득실 -3)에 그쳐 벨기에(승점 9ㆍ골득실+3), 알제리(승점 4ㆍ골득실+1), 러시아(승점 2ㆍ골득실-1)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는 두대회 연속 16강 진출의 기적을 바랐지만, 졸전을 거듭한 끝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처량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이날 홍 감독은 지난 1,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아스널)과 골키퍼 정성룡(수원)을 빼고 김신욱과 골키퍼 김승규(울산)를 투입하는 용병술로 벨기에 사냥에 나섰다.
구자철(마인츠)이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은 가운데 중원은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가시와 레이솔) 조합이 출격했다.
포백도 변화없이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김영권(광저우 헝다)-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이용(울산)이 나섰다.
이에 맞선 벨기에는 16강 진출을 확정한 탓에 러시아와의 2차전에 비해 선발 출전 선수가 7명이나 바뀐 사실상 1.5군으로 나섰다.
벨기에는 전반 20분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은 케빈 미랄라스(에버턴)가 단독 드리블로 골대까지 치고 들어가 골을 넣었지만 이미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 무산됐다.
한국은 전반 31분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이 반대편에서 다시 문전으로 투입되는 과정에서 공중볼 따내기에 가담한 손흥민의 헤딩이 골대로 향했지만, 벨기에의 스테번 드푸르(포르투)가 거둬내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44분 벨기에의 드푸르가 볼 다툼을 하던 김신욱의 오른 발목을 고의로 밟아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차지했지만 끝내 득점을 따내지 못하고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쳤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빼고 공격수 이근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신욱과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근호는 후반 6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드는 위협적인 드리블을 선보였고,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헤딩으로 골을 노리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 14분에는 손흥민의 오른쪽 크로스가 골대 쪽으로 향하면서 크로스바를 때리는 안타까운 장면도 연출됐다.
후반 중반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해진 한국은 김신욱과 손흥민을 빼고,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지동원(도르트문트)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잔뜩 웅크린 벨기에의 철옹성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마지막 ‘한방’을 살리지 못한 한국은 오히려 벨기에의 역습에 허를 찔렸다. 후반 15분 투입된 벨기에의 10대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19·릴)가 개인기로 한국의 수비를 뚫은 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중거리포를 날렸다.
강하게 골대를 향한 볼을 김승규가 어렵게 펀칭했지만 흘러나온 볼을 쇄도하던 벨기에의 베르통언이 가볍게 밀어 넣어 결승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벨기에의 골문을 두드렸고, 후반 종료 직전 이용이 시도한 회심의 중거리포마저 골키퍼 정면을 향하며 통한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사진= 16강 진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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