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실운영 자체 평가 예술감독 “행정기관 횡포” 테마 일방적인 변경땐 반발
과천시가 거리극을 테마로 운영해 왔던 과천축제를 내년부터는 말을 테마로 한 경마축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축제를 운영해 온 예술감독이 17년간 이어졌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과천시와 과천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과천축제는 지난 1997년부터 거리극을 테마로 세계 거리극 작품과 국내 야외극 작품 등 매년 10여 개 작품을 초청해 17년 동안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일반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초청되는가 하면, 10억원이라는 예산 규모 대비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가 이어지자 과천시는 내년부터 거리극 위주로 운영돼 왔던 과천축제를 말을 주제로 한 경마축제 등으로 전환키로 하고, 다음달 초 과천축제 이사회 회의 때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자 그동안 과천축제를 이끌어 온 임수택 예술감독은 17년 동안 거리극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운영해 온 축제를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 수렴 없이 하루아침에 테마를 바꾸는 것은 행정기관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임 감독은 “과천축제는 우리나라의 거리극의 대표적인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평가 없이 축제를 방향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천축제가 거리극이란 정체성을 버리고 다른 테마로 조정되면 감독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미현 시의원은 “과천축제는 그동안 시민들이나 전문가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축제의 방향을 전환하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17년동안 추진해 온 축제의 정체성을 바꾸는데는 시민과 관내 예술인의 의견수렴 등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생략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과천축제를 경마축제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상황은 아무 것도 없으며, 다음달 초 이사회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과천=김형표 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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