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봉사자 -국민의 일꾼-

봉사자(Servant)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Servus(종)’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말로 주인을 섬기는 종(下人)의 자세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서 나온 단어가 서비스(Service) 라는 말로 손님에게 조건 없이 제공되는 무상행위를 말한다. 결국 봉사란 상대방을 주인처럼 떠받드는 행위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종처럼 겸손한 행위를 말한다.

가톨릭 교회는 세계의 모든 주교(主敎)들을 ‘하느님의 종’이라고 칭하고 교황을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us Servorum Dei)’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래서 한국말로 번역할 때 ‘교황’이라고 해야 할지 ‘교종’이라고 해야 할지 의견들이 분분(紛紛)하였다.

비정상이 당연해진 우리 사회

주님의 일꾼인 성직자와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착한 목자요, 스승이신 예수님의 모범을 본받아 참된 봉사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국민의 봉사자인 일꾼들을 가리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무총리후보자나 장관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 나가 보지도 못하고 윤리적인 문제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가치관과 불투명한 재산증식등으로 자진 사퇴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아들 병역문제, 논문표절, 전관예우, 역사인식등 국민정서간의 괴리들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정말 우리나라 엘리트층 중에는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아들은 군대에 보내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돈을 벌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이 없는 것일까? 과거 김대중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발탁되었던 장상 이화여대총장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였는데, 지금은 위장전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관행처럼 이해하고 있고, 부동산투기나 전관예우 정도는 자신의 특별한 능력처럼 생각하는 현실에서 청렴결백한 국민의 일꾼을 찾기란 참으로 쉽지가 않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봉사자로서 일꾼이 되기 위해 좋은 평판과 덕을 갖춘 일꾼이어야 하는데 황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갈수록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그런 일꾼을 찾기란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사회가 그만큼 도덕적 해이(解弛)속에 정상적인 방법보다 비정상적인 관행으로 썩고 병들어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국민을 주인처럼 생각해야

파고들면 들수록 연결 고리처럼 비슷하게 얽겨져 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의 자화상(自畵像)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듯이 하나같이 부정부패속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지도자들이 새롭게 뽑겠다는 그들 역시 ‘초록은 동색’이 아닐까 싶고 ‘그 나물에 그 밥’ 같아 별로 기대가 없다.

공자께서는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라 하셨으니 무엇보다 사람은 인(仁)을 바탕으로 자신을 닦고 화목한 가정을 이룬 뒤에 나랏일을 할수 있음을 말씀하시듯이, 어찌 가정에서 아내와 자녀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이 국민들을 위한 나라의 일꾼이 될 수 있겠는가?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첫째, 올바른 가치관과 가정에 충실하고 정직하고 온유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녀들에게 존경과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는 일꾼이어야 한다.

둘째,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궁휼이 여길줄 아는 사람으로 덕(德)이 있이 있어야 하며 좋은 평판을 가지 사람으로 절제하고 품위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에 입맛에 맞는 일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참된 봉사자가 나타나길 희망한다.

송영오 신부•천주교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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