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화 ‘최악의 가뭄’
특히 7월 강우량은 20여일이 지난 현재 7.5㎜에 그쳐 평년 강우량 358.2㎜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강화의 대표적 쌀 생산지인 교동면 주민들은 이달 초 개통된 교동대교로 인해 농산물 물류비용 절감 등 그 어느해보다 농가 소득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으나 몇십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치자 하늘만 원망하고 있다.
교동면 대룡리, 난정리, 고구리 등지의 논은 대부분 물이 말라 쩍쩍 갈라졌고, 고구리·난정 저수지는 거의 바닥을 들어낸 채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다. 저수지 한 가운데 고인 물에는 높은 수온을 견디지 못한 물고기들이 주둥이를 밖으로 내민채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부터 소방차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갈라진 논바닥 사이에 물을 조금 채우고 마는 정도다.
강화군 교동면에서 논 농사를 짓는 김정호씨(51)는 “교동면에는 이달 들어 비가 한 방울도 안 내렸다”며 “고추는 거의 타버렸고, 벼는 수분이 줄어 입마름병 등 각종 병충해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방재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저수지 주변 농지는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몇일 내 저수지마저 바닥을 드러내면 올 농사는 포기해야 할 처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참외밭에서 만난 이순옥씨(53)는 “보다시피 영양분을 공급하는 줄기 잎들이 말라죽어 참외가 자라지 않고 있다. 참외뿐만 아니라 고구마, 들깨, 콩 같은 밭작물도 가뭄이 지속돼 수확하기는 다 틀렸다”며 “농협대출을 갚을 일이 막막하다”고 전했다.
교동면뿐만 아니라 강화군 전체가 가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화읍에 사는 김모씨(71)는 “만생종의 경우 지금이 한창 벼 이삭이 자랄 때라 물 공급이 중요한 시기”라며 “조생종, 중생종 때는 그나마 저수지에 물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저수지도 다 말라 퍼다 쓸 물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바다를 메워 농경지를 만든 길상면 초지리, 동주농장 같은 데는 염해로 벼가 벌겋게 죽어 버렸다”며 “지난 18일 송도에 비가 260㎜ 왔다지만, 강화엔 한 방울도 안 내렸다. 이번 주에 비가 150㎜ 이상은 와줘야 어느 정도 해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뭄이 지속되자 강화군은 인천시로부터 소방차 16대와 인력을 지원받아 갈라진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농업용수지원반’을 발족하고 강화와 옹진군에 가뭄대책 지원금 14억5천만원을 지원하고, 중앙정부에 국고 18억6천만원을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현재 강화지역 논 1만160㏊ 가운데 가뭄 피해를 당한 면적은 절반에 가까운 4천572㏊(45%)에 달한다. 고구마, 들깨, 고추 등 밭작물의 파종 면적 1천463㏊ 중 438㏊(29.9%)에서 시듦 현상이 발생했다.
한의동기자 hhh60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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