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충-인간의 머릿속에 기생하며 두고두고 몸에 해를 끼친다는 몹쓸 벌레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머릿속에 깊이 잠재되어 있는, 영원히 없애지 못할 고질병같은 삼시충을 기르고 있었는지 모른다.
세월호 사건처럼 큰 재난재해가 발생한 지도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또다른 세월호 사건에 대비한 예방책 이행은 지지부진하고 월드컵에 가리어 죽어간 아들딸의 눈물이 잊혀져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모름지기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며 때늦은 후회를 한탄하고들 하지만, 또다른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양간을 허무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다.
매년 장마 때가 되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고 또한 자연재해로만 치부하기엔 요즘 우리의 기대치가 용납하지 않는다. 닥친후 또 누구를 원망하고 또 누가 눈물을 흘려야 할까?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 이 고질병,‘이만하면 된다’는 괜찮아 의식때문은 아닐까?
내 삶에 ‘이만하면’은 있을 수 없다. 우리를 걱정하기 전에 나를 먼저 걱정한다. 이기적이라고 탓할 수 있지만, 우선 나부터를 시작으로 하여,내 가족 내 주변을 돌아보는 것으로 점점 퍼져나간다면 우리 모두가 편안하고 안락한 행복시대를 지향할 수 있다 하겠다.
말로만 안거낙업(安居樂業)의 시대를 구가하자고 하는 공허한 구호는 이제 지겹다. 내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없애지 못한 이 몹쓸 벌레부터 잡아보자. 내가 평상시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살펴보자.
고쳐 나가보자. 나 스스로 안전한 생활을 꾀하고,함께하는 내 가족과 동료가 본받도록 유도해 보자. ‘너부터 해라, 이것은 당신의 책임이다.’라는 말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더불어 즐거운 사회생활까지 누리게 된다면 진정한 안거낙업의 시대는 내가 먼저 보게 되지 않을까? 오늘도 늦은 퇴근길, 자동차 타이어 발로 툭툭 쳐보며 안전운전을 다짐해 본다.
박종두 한국전력공사 제물포지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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