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감 노후관사 6천만원 수리비 ‘후폭풍’

他시·도 교육감·단체장, 유지비 아끼고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데
시민단체 “재정난 교육청은 혈세 낭비”… 이 교육감은 사과문

인천시교육감이 6천만 원을 들여 관사를 보수한 반면 타지역 교육감이나 자치단체장이 관사를 시민에게 개방하거나 매각해 부족한 예산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청연 교육감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부터 보름 동안 인천시 남동구 석촌로 14번 길에 있는 교육감 관사를 5천971만 원을 들여 보수했다.

이는 일부 다른 시·도교육감과 지자체장이 관사를 시민에게 다양한 용도로 개방하거나 매각해 운영비 등을 절약하는 모습과 대조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지난달 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202.68㎡ 규모(시세 5억 5천만~6억 원)의 아파트 관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김 교육감은 예산 낭비 지적에 따라 관사를 매각해 연간 1천만 원에 달하는 유지 관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지난 7월 관사를 청소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관사 매각으로 확보한 2억 7천500만 원에 1억 1천만 원을 보태 한 여고의 테니스부 합숙소를 지을 예정이다.

또 대구시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대전시교육청은 이미 관사를 매각했으며, 충북도교육청은 관사를 새롭게 꾸며 원어민 강사 숙소로 사용 중이다.

이밖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관사를 결혼식장으로 활용하기로 하는 등 일부 시·도교육감을 비롯해 지자체장도 관사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고 있다.

그러나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열악한 시교육청 재정 상황에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관사를 보수해 지역 시민사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이 교육감이 관사 보수 비용으로 약 6천만 원을 사용해 예산낭비 비난이 일고 있다”며 이 교육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재정위기를 겪고 있어 예산절감 추경을 편성하는 상황에서 낙후한 관사를 보수할 목적으로 6천만 원을 이미 지출한 점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재정위기를 함께 걱정하는 시민과 교육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판단이었다”며 “보수공사 과정에서 혹여나 낭비 요소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체 점검과 외부의 정보공개청구도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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