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퀸’의 첫 내한공연과 SNS 홍보마케팅

최근 서울 잠실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록(Rock) 밴드 ‘퀸(Queen)’의 첫 내한공연이 펼쳐졌다.

프레디 머큐리의 사망 이후 활동 중단을 선언한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빠지고 리드 기타의 브라이언 메이와 드럼의 로저 테일러가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하는 아담 램버트라는 미국 청년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공연은 ‘퀸’의 2014년 오세아니아 4개국 8개 도시투어의 출발점이었다.

1960년대 중반, 천문학과 전자공학, 치의학, 미술을 각각 전공한 네 명의 젊은이가 모여 결성한 록 밴드 ‘퀸’은 록 음악의 상식을 초월한 악곡 구성과 독창적 음악 세계로 당대를 휩쓸던 록 그룹이다.

1970~198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우리나라의 중장년층도 당시 라디오와 레코드음반을 통해 ‘Bohemian Rhapsody’ ‘Somebody To Love’ 등 매력적인 곡들을 접하면서 ‘퀸’에 열렬히 빠져들었다.

특히 4옥타브 이상의 음역을 넘나드는 다이나믹한 가창력으로 화려하고 독특한 음악 색깔을 만들어냈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는 단연 ‘퀸’의 독보적인 아이콘이었다.

60대 중반이 된 ‘퀸’의 원년 멤버 두 명만이 출연하는 이번 내한공연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 밴드의 추억팔이 공연이라 힐난받는다 해도, 한 때 그들에게 열광한 적이 있는 수많은 국내의 장년이 된 올드팬들에게는 충분히 가슴 설레게 하는 블록버스터 공연이라 할만 했다. 그래도 ‘퀸’은 ‘퀸’이니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공연 전날까지도 이러한 ‘축복받은’ 공연에 대한 광고나 홍보기사 등의 정보를 거의 접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장에는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보이긴 했지만, 정작 타깃 관객 연령층이라 할 만한 40~50대가 예상 밖으로 많이 나타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도 기대만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지도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일상에 돌아와 만난 40~50대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도 “정말 ‘퀸’이 서울에 왔었어?” 내지는 “광고나 언론기사에서 전혀 본 적이 없는데?” 등의 반응이었다. 이는 40~50대 연령이 ‘퀸’의 내한공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선뜻 지갑을 열고 티켓을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관객층임을 뜻한다.

공연주최사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홍보마케팅에만 집중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티켓구매 방법이나 티켓판매 오픈 시기에 관한 정보조차도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극도로 제한된 SNS만을 활용하여 조용하게(?) 알리는 방법을 택하였다. 기존 매체를 통한 기본적인 관련 정보나 홍보 내용은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특히 이러한 홍보마케팅 방식은 SNS가 낯선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40~50대 연령층의 타깃 관객들에게 기본적인 공연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흔쾌히 공연티켓을 구매하여 공연장까지 올 수 있는 소비자들을 놓쳤으며, 이것은 저비용 고효율을 목적으로 하는 SNS 홍보마케팅이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뜻한다.

막대한 자본을 퍼부어 성사시킨 대형공연의 주최사는 메인 타겟 관객시장을 정확히 설정하고, 그에 적합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서울 잠실에서 브라이언 메이가 혼자 어쿠스틱 기타를 안고, 오래 전 떠나간 친구 프레디 머큐리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 ‘Love of My Life’를 들을 기회를 정보 습득의 어려움 때문에 놓친다는 것이 ‘퀸’의 팬들에게는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임형균 톤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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