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한가위를 맞으며

한가위입니다. 추석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설이 새해를 시작하면서 맞는 명절이라면 추석은 작물수확을 마친 후 여는 축제입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나누면서 기쁨을 만끽하는 것입니다. 나눔에는 자연스런 배려가 생겨납니다.

상대방을 살펴주고 마음을 쓰는 일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 또한 이를 받으면 마음의 빚을 얻게 됩니다. 언젠가는 이를 갚게 되지요.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포틀래치’라는 상대방보다 더 많은 호의를 베풀려고 노력하는 인디언의 풍습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도 수확과 관계가 깊습니다. 영국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얻고자 매사추세츠 주(州)에 도착합니다. 이들은 추운 겨울 탓에 절반가량이 목숨을 잃습니다. 이에 지도자들이 주변의 인디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인디언들은 청교도들에게 옥수수 등과 같은 작물의 재배방법을 가르쳐줍니다. 다음해 가을 많은 수확을 얻게 되자 이를 고맙게 생각하여 추수감사절을 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축제가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많은 갈등으로 얽혀 있습니다. 치유하지 못한 불안으로 사회는 늘 어수선합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는 언제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계속 1등만 할 수 없습니다.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시장(市場)의 지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늘 1등만을 요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국민 모두가 불행하다는 의식에 물들어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호의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주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765㎸ 신경기변전소 설치와 관련해 논란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시장(市長)으로서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다수의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입지의 철회’입니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시설도입과 보상은 입지 이후의 문제입니다. 일부에서 억측보도로 저의 발언을 왜곡하였지만 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이제 추석이 끝나면 여주에서는 9월 20일부터 10월 12일까지 23일간 ‘제26회 도자기축제’가 열립니다. 지난 5월에 개최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여파로 연기했던 축제입니다. ‘도자천년, 물결 따라 행복여행!’이란 주제로 신륵사관광지 일원에서 액운퇴치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여주전국 도자접시깨기 대회 등이 펼쳐집니다.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여주 남한강변에 ‘여주아트피아’를 조성해 뮤지컬 ‘명성황후’와 ‘큰 임금 세종’ 등을 공연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강천섬에 사계절 종합 익스트림 스포츠타운을 만들어 경량 항공기 활주로, 모터패러글라이딩, 번지점프,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암벽등반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 2천만 여가인구를 흡수할 계획입니다.

시정방침 맨 앞에 ‘명품 여주’를 올려놓았습니다. 지금보다 여주의 가치를 더 높여보자는 의미입니다. 425년 동안 목(牧)이면서 경기좌도의 으뜸으로, 세종, 효종을 모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명성황후를 포함한 여덟 왕비의 고향으로 지금보다 여주의 품격은 더 높아져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과제인 것입니다. 시민여러분! 풍성한 한가위 잘 보내십시오.

원경희 여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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