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銀聯카드 사용 불편, AG 특수 놓친다

쇼핑업계의 AG(아시안게임) 특수 잡기가 미흡하다. 인천의 신포·구월·부평 등 10여개 지하상가는 동남아 등 외국 방문객이 쇼핑을 즐기는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물건 값이 싸다는 입소문이 중국까지 퍼져 산둥(山東)·지린(吉林)성 등에서 인천을 방문한 중국관광객(요우커)들에겐 신포지하상가 등이 관광 필수코스로 된지 오래다.

더군다나 아시안게임을 맞아 관광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특수를 누리기 위한 쇼핑업계의 대비책이 미진하니 답답하다.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인 은련(銀聯)카드 결제시스템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아 요우커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이들의 소액 현금 구매로 결국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와 은련카드 한국 가맹점을 담당하는 비씨카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신용카드 가맹업소 중 은련카드 가입률은 52%(7월 기준)로 서울 명동 등 번화가의 60~70%보다 현저히 낮다. 그 중 지하상가의 은련카드 가입률은 40%대에 그치고 있다.

지하상가 상인들이 중국어 미숙을 이유로 은련카드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은련카드 가입 업소들일지라도 현금 결제를 은근히 유도해 실제 은련카드 결제율은 3%에 불과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요우커들이 소액 현금 구매에 그치거나 아예 구매를 포기해 큰손을 서울 등지로 뺏겨 AG 특수가 반감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발표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제언’ 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07년 106만8천명에서 2013년 432만6천명으로 연평균 26.2%씩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인들의 총지출은 7조6천722억원으로 2010년의 4.1배로 커졌다. 이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지출액의 49%에 이른다. 그만큼 요우커들의 씀씀이 비중이 큰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관광객들의 지출이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미친 생산파급효과가 13조3천7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소매업(쇼핑·관광)분야에서의 생산파급효과가 4조4천873억9천3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지출액의 상당액을 쇼핑에 사용, 소매업 분야의 생산파급효과가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요우커는 우리에겐 큰 손님이다. 이들을 타 지역에 뺏기는 건 우매한 짓이다. 이들의 쇼핑 및 관광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입소문을 중시하는 요우커들이 인천을 다시 찾게 하는 노력이 긴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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