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작가 13인 고난과 희망의 메시지
그리고 조롱당하고 모욕당한다. 그들의 하루는 점령군들의 하루다. 20세기와 21세기에 걸친 최대의 분쟁지, 팔레스타인들의 이야기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오늘은 없다.
그래서 내일을 꿈꿀 수 없다. 이들에게 ‘가물거리는 희망’을 선물하고 팔레스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 출간됐다.
‘팔레스타인의 눈물’(아시아刊)은 팔레스타인 작가 13인이 팔레스타인의 고난과 희망을 전하는 산문집으로, 산문 15편이 수록돼 있다.
팔레스타인의 뛰어난 저술가 무함마드 자카리아와 한국작가회의 파견 작가로 팔레스타인을 취재한 소설가 오수연이 엮은 이 책은 더 깊어진 팔레스타인의 상처와 더불어 더 절실해진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육성이 담겼다.
오마르 그라옙의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이유’와 나이루즈 카못의 ‘불타는 도시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이 인류에게 보내는 절규이다. 인간성과 영혼, 아랍 민족과 지도자, 인권단체들과 구호 대행사들과의 결별을 선언 뒤로 하며, 불타는 도시에서도 끝내 재가 되지 않을 생명을 노래한다.
말라카 무함마드와 유시프 알자말의 글을 담은 ‘가자의 일기’는 2013년 9월 18일 라파 출입국 관리소를 배경으로 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가 어떻게 팔레스타인의 인권과 존엄을 훼손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지붕 없는 감옥에서의 삶이자, 영원히 정착하지 못하는 떠돌이의 삶이기도 하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도 적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치열하게 성찰하고, 분노와 증오를 희망으로 승화하려는 몸부림이 문장마다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 책은 고난에 대한 정직하고 핍진한 기록이며,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언어로 구현해낸 문학의 성취다. 팔레스타인이 고난의 땅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임을 증언한다.
무엇보다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시대의 고난을 가장 예민하게 증언하는 작가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는 비통하고 절실하다. 씁쓸하게도 ‘세계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점을 지울 수 없다. 값 1만3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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