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Harmony), 우리말로는 조화, 화합, 화음 등으로 번역되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다. 다문화사회로 깊숙이 진입한 우리나라에 꼭 있어야 할 단어가 아닌가 싶다.
우리 인천에는 ‘하모니 센터’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2년 9월 인천시 남동구에 개관을 한 다문화 관련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전철역이 가깝고 주변에 남동공단이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필자는 2년 동안 한 번도 그곳에 가보질 않았었다. 다만 기존의 많은 정부예산을 통해 세워진 다문화시설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그런 센터를 세우는 데는 그만한 특화된 비장의 준비가 있을 거라 생각하였고 특히 간판을 ‘하모니센터’라 하여 긍정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7월 시간을 내어서 하모니센터를 방문하였다. 불과 10여분의 설명을 듣는 동안 하모니센터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이 되었다. 그리곤 내 마음은 마치 안개가 피어오르듯 아쉬움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어두운 얼굴로 계속 있을 수 없어서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담장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거기엔 이용대상을 안내하는 문구가 이렇게 친절하게 적혀 있었다. “다문화 가족 및 내국인 주민” ‘하모니 센터’가 말하는 다문화가족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인근의 남동공단으로부터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이며, 관내의 모든 다문화인들이 쉬는 일요일에는 왜 문을 닫는 것일까? 수억의 예산을 쓰는 곳에서 왜 기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민간단체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카피해서 하는 것일까?
적어도 ‘하모니 센터’라면 민간단체들과의 조화를 이끌어 내고 그들과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다문화사회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하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완충지로서의 역할, 변화무쌍한 다문화 사회의 흐름에 따라 그에 합당한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의 인력들을 재교육하여 현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그 이름에 걸 맞는 것이 아닐까?
다문화는 역행할 수 없는 우리시대의 물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지혜로우면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다문화 사회’라고 말할 때는 적어도 이주자는 물론이거니와 선주민 곧 내국인도 그 다문화에 포함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다문화 및 내국인” 이런 식의 표현은 해결할 수 없는 부조화 또는 불협화음으로 달려가게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70만 명이 넘는 국내 거주 이주노동자들은 누구인가? 우리가 그들을 다문화가 아닌 제3의 그룹으로 만든 장본인이면서도 불협화음 또는 부조화의 원인을 모르고 있다. 아니 어쩌면 모른 척하는 것일지도...그것은 아마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나 프로그램에 사활을 거는 분들에게 있어서 불편한 진실이니까.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인들이 스포츠를 통해서 언어, 문화, 관습, 이념, 종교, 색깔의 차이를 극복하는 40억 아시아인들이 하모니를 이룬 축제다. 아시아인이라면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봐도 아름다운 것이다. 하모니의 매력이 바로 그런 것이다.
한국인, 다문화인(결혼이주자), 이주노동자, 새터민, 유학생들은 다문화 사회통합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도모하는 대한민국사회의 ‘다문화인’들이다. 정부나 민간단체 역시도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성실하게 서로를 도우면서 조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김철수 목사•사랑마을이주민센터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