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두터운 ‘유리천장’… 한국 女임원 비중 ‘세계 꼴지수준’

36개국 3천여기업 고위 경영진 조사 1.2%최하… 경력단절ㆍ임금 등 장애

한국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기업의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활발해 지고 있지만, 출산ㆍ육아 등에 의한 경력 단절로 고위직 진출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30일 다국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전 세계 36개국 3천여개 기업들의 고위 경영진 2만8천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의 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이 1.2%로 가장 낮았다. 이는 파키스탄(6.5%), 칠레(6.8%), 인도(7.1%), 터키(8.0%)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위 경영진을 최고경영자(CEO·2.7%), 사업 부문별 총괄책임자(Ops·0.8%), 최고재무·전략책임자(CFO·3.5%), 지원부서책임자(SS·1.2%)로 나눠 살펴보면 한국의 직책별 여성 임원 비중은 0%대 후반∼3%대 중반에 그쳐 전반적으로 낮았다.

한국의 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중도 2.4%에 그쳐 전체 비교 대상국 44개국 중 세 번째로 낮았다. 한국보다 여성 이사 비중이 낮은 곳은 일본(1.6%)과 파키스탄(1.5%)뿐이었다.

국내기업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의 걸림돌로는 출산과 육아 문제가 꼽힌다.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도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활동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여성의 임원 비중이 낮을 뿐만 아니라 남녀 간 임금 격차가 39%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컸다”며 “이는 여성이 자신이 속한 기업에 헌신하고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에 여성 비중이 높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주가상승률 등 기업성과가 좋았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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