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려 없는 경기장… ‘장애인AG’ 걱정되네!

장애인석 좁고… 화장실도 불편 편의시설 태부족 벌써부터 ‘불안’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PG)가 엉망으로 치러져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시민 서포터즈 L씨(49)는 오는 18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APG이 걱정이다.

10여 년을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해온 L씨는 APG이 열릴 경기장과 각종 시설을 바라볼 때마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들 시설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요소를 너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눈에는 AG 개막식과 폐막식, APG 육상 종목 경기가 열리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만 하더라도 장애인 불편 요소 투성이다.

층마다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의 휴지 걸이는 좌변기와 1m 이상 떨어져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손을 뻗더라도 잡기 어렵고, 기둥마다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의 보호대가 부착돼 있지 않아 맹인이 부딪힐 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L씨는 “여러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APG 때 인천을 찾아올 아시아의 장애인이 불편함을 느낄만한 요소가 너무 많이 보였다”며 “AG 폐막식 이후 2주가량의 시간이 있는 만큼 장애인 편의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슬링 경기를 보기 위해 도원체육관을 찾은 장애인 K씨(44)도 APG 걱정은 물론, 장애인 편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AG에 불만을 쏟아냈다. AG 셔틀버스에 저상버스가 준비돼 있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 일부 경기장의 장애인석이 너무 비좁게 설치된 것 등 그의 불만은 경기장 시설부터 경기 관련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한둘이 아니다.

K씨는 “성화 점멸부터 시작해 AG 기간에 드러난 문제가 너무 많았다”며 “APG이 AG에 비해 상대적인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 엉망으로 열리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AG을 바라본 장애인과 장애인단체들이 APG 성공개최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APG이 열릴 경기장마다 장애인 불편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개선이 시급하고, AG 초반부터 드러난 운영 미숙이 APG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APG 조직위 관계자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APG이 열릴 경기장과 각종 시설에 장애인 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며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APG 개막전까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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