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 바닷물 범람 ‘도로 잠수’… 무의도 선착장 ‘불안한 조짐’

큰무리 선착장 진입도로 600m 바닷물에 잠기는 경우 잦아져 
주민 “태풍ㆍ백중사리도 아닌데…” 예보 수위와 편차 재조사 급선무

인천시 중구 무의도의 일부 도로가 만조 시 바닷물에 잠긴다는 민원이 접수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6일 중구에 따르면 최근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 진입도로 600m가량이 하루 두 차례 만조 때 바닷물에 잠기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그간 태풍 혹은 백중사리 때만 범람하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현상이다.

무의도 주민은 아직 넘친 바닷물이 상점으로 들이치는 등 직접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도로 위 바닷물 탓에 도보 관광객과 차량 이동에 불편이 초래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엄효진 용유동 새마을협의회장은 “그동안 달력에 만조수위 950㎝가량이 적혀 있는 날에도 물이 넘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탓인지 몇 개월 전부터 950㎝가량 적혀 있는 날이면 여지없이 물이 넘친다”면서 “당장은 큰 피해가 없으나, 처음 겪는 일이고 이대로 놔둔다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구는 현장 확인과 원인 분석을 마치는 대로 도로 한편에 조성된 파월벽을 높이는 등 보수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바닷물 범람 원인을 밝히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의도엔 지난 몇 년간 일대 수위가 높아졌는지 비교할 수 있는 전담 측정소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예보와 다른 상황이 벌어지는 만큼, 기존 측정 방식의 신뢰성마저도 금이 갔다.

조석예보를 담당하는 국립해양조사원은 그동안 무의도 일대 조석 상황을 17㎞가량 떨어진 인천항 관측소 분석 결과로 계산, 예보해 왔다. 무의도 일대 수위는 인천항 관측소 수치보다 통상 0.96배 낮게 계산된다.

이 때문에 문제가 되는 지역에 맞는 측정 방식으로 전면 재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정재 중구의회 의원은 “주민 주장대로 물이 범람했다면 더는 인천항 관측소 수치를 통해 무의도 일대 조석을 계산하는 방식은 무의미하다”며 “급하게 보수공사를 하기보다는 시일이 걸리더라도 관계기관이 합심해 정확한 원인부터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무의도 일대의 전년도 수위와 최근 수위를 비교할 수 있는 측정법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공식 요청이 있으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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