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의도 해수 범람 대책 대충해선 안된다

인천시 중구 무의도의 바닷물 범람 사태가 심상찮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무의도 일대 도로가 하루 두 차례 만조 때 이례적으로 바닷물에 잠기는 경우가 잦아 주민과 관광객의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10·11일 오전 오후 만조 때 4차례나 바닷물에 잠겼던 큰무리선착장 도로 800m 가량이 지난 9·10일 오후 만조 때도 또 바닷물에 잠겼다.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무의도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 차량이 외길 도로에 길게 늘어선 순간 갑자기 바닷물이 밀려와 도로가 물에 잠기자 급히 차량을 옮기느라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그간 큰 태풍이나 백중사리(음력 7월 보름날)때만 범람하던 예전과 전혀 다른 이변이다.

주민들은 백중사리와 태풍 때만 바닷물이 넘치던 진입로 일대가 최근 조위(潮位·밀물과 썰물 때문에 변화하는 해면의 높이)예보가 950㎝만 넘으면 예외 없이 물에 잠긴다며 관할 자치구인 중구청에 대책을 요구해왔다. 해양 전문가들도 이런 이변현상에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구청은 현장에 안내요원은커녕 위험안내문 시설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원인분석은 고사하고 임기응변식 대처뿐이다. 낮은 도로 구간을 측정하고 파월벽을 높이거나 도로를 높일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런 대증요법(對症療法)만으론 안 된다. 이렇게 육안이나 간단한 측정 장비를 동원하는 1차원적 수준으로 이뤄지는 안전점검과 대책은 안전을 담보해주지 못한다. 전문가들도 조수(潮水)이변의 원인을 규명하지 않은 처치는 앞으로 닥칠지 모를 재앙을 내버려 두는 행태라며 이를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평균 해수면이 왜, 얼마나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조석(潮汐·밀물과 썰물)은 수심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인천은 각종 매립공사로 수심변화가 가장 큰 곳이기 때문에 정확하고 구체적인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무의도엔 수위변화를 조사할 수 있는 전담 측정소가 없는 게 문제다. 무의도 일대 조석 상황을 17㎞나 떨어진 인천항 관측소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현지의 실제 수위는 인천항 관측소 수치와 오차가 생겨 예보와 다른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예보의 신뢰성을 높이고 수위의 이변 원인 규명을 위해 지역에 맞는 측정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자연조화란 인지능력이 따를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그 조화가 언제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사람은 예측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경험적 기록을 참고하고, 현실성 있는 과학적 분석을 통한 대비책이 꼭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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