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 또는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리키 저베이스’와 ‘매슈 로빈슨’이 감독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있다. ‘인류가 거짓말을 하는 법을 터득하지 않은 사회’라는 독특한 가상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전 재산이 300달러밖에 남지 않은 주인공은 아파트 월세를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사를 가기 위해 돈을 인출하려던 주인공은 은행 시스템이 다운되어 은행 직원이 자신의 잔고가 얼마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에 800달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바로 다음에 은행 시스템이 복원되어 300달러 밖에 없다는 데이터가 나타나게 되지만, 은행 직원은 기계 측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주인공에게 800달러를 준다.
그는 거짓말이라는 매력을 깨닫게 된다. 거짓말을 모르는 사람들은 주인공의 거짓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거짓말로 카지노에서 큰 돈을 벌고, 거짓 시나리오로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살을 시도하는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 집을 잃은 사람에게 돈을 주는 등 타인의 인생 역시 변화시키게 된다.
그러나 거짓말이 주는 희망과 위로가 진정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갈등한다. 이 영화의 끝 부분은 주인공의 결혼과 그와 같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를 낳는 것으로 맺는다. 이제 세상에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자가 둘이 된 것이다.
실수 없는 완벽한 삶의 영역은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은 아니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수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무형의 기생충이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는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인색하다. 어떻게 하든 자신의 잘못을 미화하려 하고, 감추려 하고,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이렇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며 도망가면서, 자신은 마치 실수와 잘못이 없는 사람인 듯한 얼굴로 살아간다. 내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네게 있는 문제들로 이 사회가 고통당하며, 우리가 아픔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실수와 잘못해 자유 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현대 사회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월호로부터 시작하여, 얼마 전 환풍구 사건까지. 그런데 우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만 하면 너의 문제를 끄집어내기에 바쁘다. 그 사고에서 나는 언제나 뒷전에 있다. 늘 너의 문제만 내 앞에 있을 뿐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는 너의 실수와 잘못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회는 너와 나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공동체가 아니다. 우리로 하나 되어야 할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면한 사건 사고들도 너의 실수와 잘못이 아닌, 우리의 실수와 잘못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나의 실수를 인정해 보자. 나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프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할 것이다. 나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자. 너의 실수와 잘못은 그의 몫이다. 그것에서부터 내일의 실수와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통은 너로부터가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되어 바로 잡아야 할 실수인 것이다.
나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새워가노라면 분명 우리의 미래 사회의 전망은 밝을 것이다.
이길용 이천 새무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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