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공동모금회 임직원을 위한 교육이 실시되었다. 미국,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등 아태지역 7개국 공동모금회의 전문가들을 위한 교육의 주제는 ‘기부와 나눔의 성과’ 였다.
‘어떻게 해야 기부와 나눔으로 우리 사회와 삶의 변화를 제대로 가져 올 수 있는지?’
미국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기부와 나눔 조직은 미국공동모금회(United Way of America)다.
연간 총모금액이 4조원이 넘는 미국공동모금회는 얼마 전 과거 100여년간의 기부와 나눔 성과를 재검토한 뒤 ‘지역사회와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성과’ 부족을 인정하고 ‘교육’ ‘수입(경제적 안정)’ 그리고 ‘건강’을 변화의 3대 과제로 선정하고, 10년 이상의 장기 목표를 세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3대 과제 중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교육’으로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다른 어떤 지원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첫걸음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그리고 이를 위한 부모 교육과 지역사회의 보호 증진을 통한 학령 전 아동의 성공적인 입학 준비를 위한 ‘영유아보육 및 복지사업(Success By 6)’을 중심사업으로 선정해 중점 지원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이를 한국적 상황에 접목한 사업이 바로 ‘시소와 그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시작된 ‘시소와 그네’는 영유아들의 건강한 보육과 복지를 통해 한 아이는 물론 그 가정과 지역사회의 양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인천의 경우 지난 5년간 연수구와 협력해 사업을 시행했으며, 구와 센터 그리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부모들의 협조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복지서비스의 대상으로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던 여타 복지사업 ‘수혜자’들과는 달리 센터를 이용하는 영유아 부모들의 자녀 양육과 보육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의 ‘당사자’로 변화한 것이야 말로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연수구는 지난 5년간의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영유아보육지원센터’ 설립 계획을 밝히고 ‘시소와 그네’사업을 새롭게 설치될 센터의 사업에 포함해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정부 주도의 복지서비스와는 달리, 당사자 중심의 체계로 운영된 ‘시소와 그네’ 센터 이용자들은 연수구의 방침에 독자적인 민간 센터 운영을 위한 조례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더 좋은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이용자들과 법적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구청 사이에서 일어난 오해와 갈등으로 지난 5년간 성공적으로 운영됐던 영유아 사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연수구의 영유아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구와 공동모금회, 시소와그네센터 그리고 영유아 부모들의 지혜를 모아야 하며, 인천시 역시 그간의 좋은 경험들을 잘 살펴, 인천의 영유아 보육과 복지 증진을 위한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기부와 나눔으로 삶의 변화와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수많은 기부자와 제시할 우리 모두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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