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우리는 살아가는데 있어 ‘진실’한가?

최근 ‘제보자’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2005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줄기세포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팩션’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알만한 이야기를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영화지만. 저녁에 침대에 누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여론’의 무서움을 쉽게 보여준다. 여론에 의해 생산되고 수정되고 변질되는 진실들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 거짓된 ‘여론’이 얼마나 파급력이 큰지 보여준다.

생소했던 ‘줄기세포’라는 단어를 전 국민이 알게 됐고, ‘줄기세포’라는 것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처럼, ‘대한민국의 미래’는 ‘줄기세포’라는 믿음이 모든 국민들에게 있었었다. 한 과학자가 신처럼 추앙되기도 하였고, ‘수의사’가 ‘의사’의 파워에 밀렸다는 이야기도 만들어졌다.

우리는 소위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를 더욱 가속화 시켜 이제 사람의 머리로는 처리할 수 없는 정도의 많은 정보를 받고 있다. 새벽에 조간신문을 읽어보면서 보았던 신문기사는 점심때는 이야기할 화재거리가 아닌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만큼 빠르고 않으면 이야깃거리도 안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들의 유해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정보를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돈이 되는 지금, 대부분의 정보는 흥밋거리의 거짓된 정보로 바뀌었다. 각종 인터넷 뉴스들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머리글로 장식되어가고 사실과는 관계없는 내용으로, 소위 ‘낚시글’로 바뀌어진지 오래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고 다만 많은 사람이 클릭할 수 있는 기사제목만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또한, 사람들은 이러한 자극적인 기사의 ‘진실’ 여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재미있고 남에게 전달할 때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많은 괴담들이 만들어 지고 소설들이 만들어 진다. 결국 우리는 사건의 중요한 사실은 잊어버리고 3류 소설처럼 이야기의 잔상만 남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받아들이기도 힘든 많은 정보 속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진실을 알려 달라’는 목소리는 더욱더 많아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보다 더 많고 더 무서운 괴담이 쉽게 퍼져나갈 수도 있고,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윤민철PD는 “우리는 방송의 주인이 국민임을 명심하고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진실만을 전달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항상 자신에게 ‘진실’한가라는 물음을 하여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진실’의 소중함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는 사실에 접하지 않고도 언론을 만들 수 있는 시대, 모두가 ‘기자’고 모두가 ‘언론사’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홍정욱 ㈜장안 대표•경기일보 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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