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공장] 김연수 작가

쓰고… 쓰고… 또 쓰고… 펜 잡으면 당신도 소설가

2012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꼬박 1년,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연재됐던 이 글은 말 그대로 ‘소설가의 일’에 대한 글이다.

일종의 창작론이기도 한 이 책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제1부_열정, 동기, 핍진성)에서부터, 캐릭터를 만들고 디테일을 채우고 플롯을 짜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과정들(제2부_플롯과 캐릭터), 그리고 미문을 쓰기 위한 방법에 이르기까지(제3부_문장과 시점) 여러 가지 실질적인 창작의 매뉴얼들을 선보인다.

김연수는 “작가에게 중요한 건 오직 ‘쓴다’는 동사일 뿐인데 ‘잘 쓴다’도 ‘못 쓴다’도 결국엔 같은 동사일 뿐이며, 잘 못 쓴다고 하더라도 쓰는 한은 그는 소설가”라고 주장한다.

일단 한 문장이라도 쓰고, 컴퓨터가 있다면 거기에 쓰고, 노트라면 노트에 쓰고, 냅킨밖에 없다면 냅킨에다 쓰고, 흙바닥이라면 돌멩이나 나뭇가지를 집어서 흙바닥에 쓰고, 우주공간 속을 유영하고 있다면, 머릿속에다 문장을 쓰자는 것이 김연수의 소설철학이다.

김연수 작가는 매일 2시간 단위로 쪼개서 글을 쓴다. 오전, 오후, 저녁 2시간씩 하루 세번 정도 일한다. 저녁에 약속이 있을 때는 ‘저녁 2시간’은 생략한다.

김연수는 말한다. “하루에 세 시간, 5매만, 느리게, 일단, 써(해)보자. 어쩌면 일 년 후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 새로운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도 모른다고. 그리고 세심하게 관찰을 잘 하면 누구나 미문을 쓸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라고 당부한다. 이 말은 평범한 일상에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미문의 인생’이라는 게 김연수의 문장철학이다.

1994년 등단해 그보다 더 오래고 튼실한 문학적 내공으로 오로지 글쓰기로만 승부해온 김연수의 그간 행보는 동세대 작가들 가운데 가장 뚜렷하고 화려했다.

6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에 한국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문학상들의 잇단 수상에 새로운 작품이 소개될 때마다 열혈 팬심은 물론이요, 문단 안팎의 신망은 그만큼 두터워진 게 사실이다. 김연수의 이번 산문집이 반갑고, 특별한 이유다. 값 1만3천원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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