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고통 뒤에 있는 희망을 소망하며…

유명한 강철왕 카네기의 사무실 한 가운데 벽에는 낡은 커다란 그림 하나가 그의 일생 동안 걸려있었다고 한다. 이 그림은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거나, 골동품적인 가치가 있는 그림은 아니었다.

그림 내용은 커다란 나룻배 하나와 배를 젓는 노가 썰물 때에 밀려서 모래사장에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는 것으로, 무척 절망스럽고 처절하게까지 보이는 그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그림 밑에는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라는 글귀가 씌어있었다고 한다.

어느 사람이 카네기에게 “어째서 이 그림을 그렇게 사랑하느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그가 청년 시절에 세일즈맨으로 이 집 저 집을 방문하며 물건을 팔았는데, 어느 노인 댁에서 이 그림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이 그림이 퍽 인상적이었고, 특히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라는 글귀는 오랫동안 그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28세 되던 해에 기어코 그 노인을 찾아가 용기를 내어 청했던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실 때에는 이 그림을 자기에게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을 드린 것이다. 노인은 그의 청을 들어주었다. 카네기는 이 그림을 일생 동안 소중하게 보관했고,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라는 말을 그의 생활신조로 삼았다는 것이다.

닭과 독수리는 위험 앞에서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폭풍이 몰려오면 닭은 몸을 날개에 묻은 채 숨을 곳을 찾는다. 그러나 독수리는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편다. 그리고 태풍에 몸을 싣고 유유히 날아올라 안전지대로 향한다.

인생의 폭풍을 만날 때 사람도 두 유형으로 나뉜다. 고통스러운 일, 억울한 일, 괴로운 일이 닥치면 몸을 숨기고, 그저 아무 일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닭형 사람’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담대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독수리형 사람’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항상 ‘독수리형 사람’이다. 시련을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의 인생 여정에는 고난의 가시밭길이 그치질 않는다. 인류의 역사는 담대하게 고통을 극복한 사람들에 의해 다시 쓰여진다.

2014년 한 해는 참으로 끔찍한 기억들이 아롱지는 한 해였다. 안타까운 죽음과 터무니없는 사고가 많았고, 헛된 욕망으로 패망에 이르는 수많은 경고들을 보며 지나왔다. 참으로 ‘다사다난’이란 말이 실감이 되는 시대를 보낸 듯하다.

이제 그 끝에 다다랐는데 우리는 이 고통 속에서 무엇을 남겼을까?

고통의 얼룩 속에서 그렇게 주저앉아 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잊어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 곳에 붙들려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서양 속담에 ‘북풍이 바이킹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사나운 바람으로 인해 조선술과 항해술이 발전했다.

모진 바람과 추위를 이겨내며 자란 나무는 좋은 목재가 된다. 고통을 디딤돌 삼아 전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직면한 고통과 실패의 모진 바람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워, 두 번 다시는 그 고통과 실패에 직면하지 않기를 애써야 할 시기이다.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의 고통과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독수리형의 사람’이 되자. 우리에게는 살아온 2014년도 보다 더욱 중요한, 2015년도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내일의 태양은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이 되도록, 오늘을 다잡아가자. 오늘 겪은 고통과 실패는 두 번 다시는 당하지 말자는 각오를 되새기며, 내일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할 시기이다.

내일 내게 주실 하나님의 선물을 대망하며 오늘의 문제와 실수를 되짚고, 내일을 기대하며 마무리 하자. 내일에는 희망과 기쁨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이길용 이천 새무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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