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빙판길 다리’ 걸을 때마다 조마조마

노지보다 쌓인 눈 늦게 녹아 학생·노인 등 낙상사고 우려

▲ 10일 수원시 영통구 원천천 산드레미교 위 보행로에 쌓인 눈이 녹지 않아 빙판길이 형성돼 있다. 박정식기자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 보행로의 빙판이 노지에 비해 쉽게 녹지 않으며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11일에는 눈과 비가 예보되고, 12일부터는 영하 13도의 강추위가 예상돼 다리 위 빙판길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보행 안전을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오후 2시께 수원시 영통구 산드레미교. 지난 7일 눈이 내린 뒤 주변의 보행로는 눈이 녹았지만, 원천천 위를 가로지르는 산드레미교 보행자 도로는 따뜻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녹지 않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혀 있었다.

산드레미교를 지나는 보행자들은 빙판길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거북이 걸음으로 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행인 K씨(23ㆍ여)는 “오랜만에 날이 따뜻해져 눈이 다 녹았을 줄 알았다. 아직 다리 위에 눈과 빙판길이 있어 걸어가는데 많이 미끄러웠다”며 “젊은 사람들도 넘어지기 쉬운데 어르신이나 아이들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수원시 팔달구 서호천 꽃뫼양지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리 가장자리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쌓여있었고, 다리의 중간부분에는 빙판이 형성돼 있었다. 더구나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있어 학생들이 다리 보행로를 이용하다가 낙상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있었다. 이와 함께 수원천 매세교도 녹지 않은 눈과 빙판길로 보행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이같이 다리 위 보행로의 눈과 빙판길이 영상권의 날씨에서도 쉽게 녹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도로와 다른 다리의 특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중효 도로교통공단 교통공학연구실 박사는 “하천 위를 지나는 다리는 일반 지면도로와 달리 지열이 없다. 열이 없는 다리는 쉽게 얼고 잘 녹지 않는다”며 “따뜻한 날씨가 계속 되어도 다리 주변에 건물이 없고 자연상태에 따라 빙판길이 유지되는 기간이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빙판길이 잘 녹지 않는 보행자 도로에 대해서는 따로 대안책이 없다”며 “상습 결빙지역 및 구간에 대해 따로 조사를 실시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식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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