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할 곳 많은데… 연탄 가뭄 속탄다

인천연탄은행, 후원 줄어 연말 재고량 바닥 ‘초비상’

“연탄이 필요한 사람도 늘고, 자원봉사자도 늘었는데 후원은 줄어드니 제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갑니다.”

저소득층 겨울나기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인천연탄은행이 연탄 부족으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14일 인천연탄은행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연탄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연탄 지원 가구를 지난해보다 100가구 늘어난 1천600가구, 지원량도 5만 장 늘어난 40만 장으로 책정했다.

연탄봉사가 대표적인 겨울철 자원봉사로 자리 잡으면서 연탄을 나눠줄 자원봉사자가 예년보다 ⅓ 이상 늘었다.

지난 13일에도 중·고생을 중심으로 15팀, 600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해 화수동, 숭의동, 효성동 등에서 연탄 자원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각종 기업 후원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연말 ‘성수기’인데도 올해 연탄 후원은 예년보다 ⅓ 가량 줄었다. 지금까지 기업이나 단체가 후원한 연탄 물량은 10만 장에 불과, 예년 15만 장보다 ⅓ 이상 모자란다.

매년 후원하던 기업들도 후원을 절반가량으로 줄였으며, 일부 기업은 아시안게임에 과다 지출했다며 손사래 치는 실정이다.

내년 1월로 접어들면 후원이 대폭 줄어 연말 물량 확보가 중요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비상사태다.

그나마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0만 장을 별도로 지원해 이달 당장 필요한 20만 장은 간신히 채웠지만, 이마저도 이달 말쯤이면 동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연탄은행에 남은 재고는 3만 장에 불과, 1·2월 저소득층에 나눠줄 15만 장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연탄재고가 줄어 새해부터 가구당 200장씩 지원하던 연탄을 가구당 100~150장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

정성훈 인천연탄은행 대표는 “기업이 후원을 다들 안 하거나 줄이고 있어 신정 전후께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며 “연탄이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나눠줄 연탄이 부족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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