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서 전국책 제편에 ‘3무양(無恙)’이란 말이 나온다. 무양의 의미는 병이 없다는 것으로 모든 일이 평온무사함을 가리킨다. 3무양이란 해와 백성, 임금의 무양을 말하는 것으로 ‘해가 평온하여 풍년이 들어야 백성들이 편안하고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국민들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 국가가 잘 돌아간다는 것으로 경제가 잘 돼야 국민과 국가가 무양하다는 말이 된다.
“대한민국과 인천 경제, 중소기업·소상공인 여러분, 무양합니까?”라고 물어 본다면, 아마도 씁쓸한 미소가 스쳐지나 갈 듯 하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내년도 국내외 경제여건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1천50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31개월째 내수부진으로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 1천60조원까지 급상승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좀처럼 소비자의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인천 등 전국 지자체는 복지 관련 예산 확대로 재원조달에 애를 먹으며 신성장동력 확충, 경제살리기에 쓸 돈의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엔저 추세는 그동안 우리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기업의 투자는 불확실한 전망으로 여전히 침체일로를 보이며, 새로운 성장에너지를 발굴하는데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한국경제 키워드로 ‘구조적 장기침체’를 제시했다. 이는 경제성장과 발전의 핵심인 투자의 한계로 수요부족과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이러한 침체가 지속되며 우리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내실있는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활력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성장·저금리·고령화 극복을 위해 일본이 내세운 아베노믹스의 전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베노믹스는 △제1화살 무제한 양적완화 △제2화살 재정지출 확대 △제3화살 신성장정책을 말한다. 이중 제3화살은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것으로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 설비투자 촉진, 규제개혁, 산업부흥, 국가전략특구 설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엔저로 인한 양극화 심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소비부진 지속, 약 1경원에 달하는 국가채무 급증 등 폐단으로 국민반발과 함께 실패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내수부진 해결과 서민경제 안정을 통한 ‘경제살리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연말까지 41조원의 재정 예산을 투입하고 내년 정부예산도 확대해서 편성하며, 금리인하를 통해서 정책 보완에 나섰다. 또한 엔저에 동조해 원저를 유지하는 환율정책을 천명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리경제가 아베노믹스의 교훈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혁신적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과감한 규제개선을 통해 기업의 투자 촉진을 이뤄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시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 역시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을 만드는데 민선6기 시정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활력 넘치는 경제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무양(無恙)하면 경제가 잘 돈다는 이야기이고, 이들이 행복한 경제임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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