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담뱃값 인상’ 역풍 집나간 ‘매출효자’ 편의점 한숨

최근 일주일새 도내 곳곳 판매 ‘반토막’ 피해 가시화

새해 담뱃값 인상과 금연 열풍에 도내 편의점 업계가 ‘역풍’을 맞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편의점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담배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5일 찾은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A편의점. 주택가에 위치해 담배 수요가 많은 이곳은 지난 이틀 동안 단 5갑의 담배만 팔릴 정도로 담배를 구매하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학가 편의점도 마찬가지로, 수원 율전동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인근 C편의점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하루 30여갑의 담배가 판매됐으나 지난 한주 동안은 하루에 10갑도 팔리지 않았다. 1/3 수준으로 판매량이 뚝 떨어진 것이다.

근처 D편의점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단 한 갑의 담배도 팔지 못했다. 그나마 대학생들이 담배를 사러 오면서 첫 담배 판매가 이뤄졌지만, 학생 3명이 한 갑을 구매해 나눠 피우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우모씨(24)는 “지갑 얇은 대학생에게 인상된 담뱃값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끊을 자신은 없어 흡연하는 친구들과 나눠서 아껴 피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편의점 업계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가 집계한 지난 2013년 ‘주요 상품별 매출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담배가 편의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가공식품(20.4%)을 크게 웃도는 편의점의 ‘효자 상품’이어서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업주는 “연초가 되면 으레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이 늘어 담배 매출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담뱃값 인상 때문인지 판매량이 반 토막이 났다”며 “세수 증대를 위한 담뱃값 인상에 애꿎은 업주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아직 담뱃값 인상이 편의점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담배 판매 감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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