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술’ 안심 대한민국 만들고 ‘상생+협력’ 창조中企·인재 키운다
융합기술은 2개 분야 이상의 과학기술이나 학문 등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을 일컫는다.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등이 다른 분야와 결합해 전혀 새로운 분야의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 그래서 융합기술은 ‘소통의 과학’이라고도 불린다.
경기도는 일찌감치 이같은 융합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앞으로 미래를 선도할 산업분야로 인식, 지난 2008년 서울대와 손잡고 경기도차세대융합기술원(원장 박태현)을 설립했다.
물론 과학 기술의 특성상 하루 아침에 성과물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노력과 과정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설립 당시 4편에 불과하던 SCI급 논문은 지난 한해에만 115편에 달했고 산업통상부, 미래창조부 등 굵직한 정부핵심과제 수주실적도 137억원에 이르면서 융기원은 미래창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융기원의 활약상을 되짚어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
■재난구조 융합기술 통해 ‘안전한 경기도’ 구축
지난해 전 국민을 슬픔에 몰아넣었던 세월호 침몰사건을 비롯해 최근 잇따른 아파트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융기원의 재난재해 대비 융합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융기원은 올해 6월 DARPA(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 미국국방부고등연구계획국)에서 개최하는 세계 최대 재난구조 로봇대회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미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전 세계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로봇들이 모여 재난구조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구글, 보스턴다이내믹 등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에서 24개팀이 참가한다. 우리나라에선 박재흥 융기원 교수연구팀과 팀카이스트의 DRC휴보, 로봇전문기업 로보티즈의 똘망로봇 등 3개팀이 참가한다.
수행미션으로는 자동차 운전, 벽 뚫기, 잔해 치우기, 코드 연결하기, 문 열고 들어가기, 계단 오르기, 밸브 돌리기, 험지 돌파 등 10여개의 미션이 주어지고 마지막 단계는 미공개로 진행된다.
마지막 미션에서 융기원은 재난구조 융합기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융기원은 지난 2013년 11월에 열린 ‘무인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장려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또 융기원이 개발한 1인승 무인차는 SPM(Smart Personal Mobility)으로 불리며 전기자동차에 센서와 AVM(Around View Monitoring)시스템을 융합해 노약자는 물론, 중증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기술은 지난 6~9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5’에 선보여 다시한번 크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재난구조 대비 융합기술을 보유한 융기원은 올해 ‘굿바이 재난’, ‘안전한 경기도’를 이끌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드론 활용 재난재해 대비 융합기술 개발 및 운영체제 구축, 재난 구조용 플라잉 로봇 개발, 빅데이터/IoT 융합 재난재해 대비 융합기술, 초현실 재난 실감체험 및 안전교육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재난구조 대비 융합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수 기술력 무장한 지역 중소기업 협력·지원
융기원은 상생협력과 창업지원을 통해 명품 중소기업을 키우며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융기원 설립과 함께 입주해 상생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테너지는 ‘아시아 최고 엔진개발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설립당시 4명이던 직원은 130명으로, 매출 3억원에서 200억여원으로 급증했다.
융기원과는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공동연구과제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특히 테너지는 최근 시내버스 연비절감장치를 개발, 서울시 CNC버스 4천494대에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사업은 연비 15%(160억원) 절감 효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크로엔리서치는 융기원 인큐베이팅 지원으로, GLP 국제인증기업으로 거듭나며 3년만에 염매출 4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밖에 우정BSC와 제노스도 각각 155억원(설립당시 4억), 117억원(설립당시 14억)으로 크게 성장했다.
융기원은 또 ㈜엔트리움, 헥사솔루션, 쇼코아틀리에, 에임하이, 지플러스생명과학 등 총 5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했다. ㈜엔트리움의 경우 스마트폰 관련 도전성입자개발로 일본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에 대응하며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35억원 펀딩에 성공했고, 18억 규모의 산자부 국책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대만, 미국, 일본 등으로의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헥사솔루션도 LED 관련 반도체기판의 개발로 고성능과 상당한 원가절감의 효과를 기대되며 벌써부터 투자처의 샘플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쇼코아틀리에의 경우도 도내 중소기업과 함께 광교에 초콜렛 카페를 오픈하는 등 경기도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인재양성·교육기부… 미래먹거리 선도기관 ‘위상’
융기원은 융합인재양성, 교육기부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시작된 WCCP(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의 수강기업 중 월드클래스기업이 11개나 되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월드클래스기업협회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 판교에 융합기술전문교육기관 ‘SNU&G 컨텍 아카데미’를 본격 운영해 1천300여명이 넘는 기업인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특히 융기원의 대학생 인턴프로그램과 융합과학청소년캠프는 도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올해 동계인턴의 경우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더불어 안산원곡초교, 아름학교에 대한 교육기부로 총 155여명의 학생들이 융기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울산·인천 등에서 융기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을 이어가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를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김규태기자
INTERVIEW 박태현 차세대융합기술원장
소통의 과학 ‘융합기술’ 기업 맞춤 新교육 제시
“‘SNU&G 컨텍아카데미’가 융합기술인재양성을 위한 신개념 교육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박태현 차세대융합기술원장의 생각은 단호했다. 우수한 인력 풀을 바탕으로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컨텍아카데미가 ‘소통의 과학’으로 통하는 융합기술에서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원장은 “컨텍아카데미는 ‘신개념 기업맞춤형 교육시스템’을 자랑한다. 직접 기업을 방문해 기업이 원하는대로 기업현장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강사가 섭외되는 시스템”이라며 “개소 첫해인 지난해에만 경기지역 기업과 도민 1천300여명이 교육에 참여하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컨텍 아카데미가 국가에서 인증을 주는 학위를 제공하는 신개념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획기적인 접근은 결국 융기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는 신개념 연구기관의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융기원의 올해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박 원장은 “올해는 경기도 정책방향을 적극 반영한 융합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융합베이스캠프를 오픈했고, 경기도 정책에 기여하는 다양한 융합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국제경쟁력 있는 융합연구를 위해 국책연구비 수주확대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며 “융기원의 성장이 곧 경기도의 발전인 만큼이 정부핵심과제를 수행하며 경기도 발전과 더불어 미래창조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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