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담배 매출타격 없다? 모르는 소리”

판매 확 줄었는데… 가격만 올라 ‘매출 착시’
수치상 매출액 비슷 편의점주 속앓이 “마진율도 재조정 시급”

“담배 매출액이 그대로라고요? 수익은 확 줄어서 죽을 맛입니다.”

편의점 담배 매출액이 크게 줄지 않았음에도 편의점 업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담뱃값이 크게 올라 매출액은 비슷하지만, 마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판매량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빅3’ 중 하나인 A업체의 경우 담배 판매량은 35% 줄었으나 매출액은 0.1% 감소에 불과했다. 또 다른 B업체도 판매량은 39% 감소했으나 매출액 감소율은 4.7%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큰 매출 타격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날 찾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한 편의점의 업주 C씨는 손사래를 쳤다.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C씨는 “홍보를 목적으로 제조사에서도 손해 보면서 파는 보그(3천500원)나 카멜(4천원) 등은 이윤이 박해 팔아봐야 편의점도 손해만 볼 뿐”이라며 “단순 매출액이 그대로라고 해서 편의점 매출도 그대로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들이 저가 담배를 선호하면서 이 편의점의 담배 진열장에는 두 담배가 놓여야 할 곳이 텅텅 비어 있었다.

광교신도시에 입점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 D씨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담배 판매를 통해 편의점이 얻는 수익 자체는 크게 늘지 않다 보니 실질적인 매출량은 감소했다는 것이다.

D씨는 “담배 하나를 팔아봐야 10%도 못 남긴다. 어차피 세금이 오른 거라 남는 돈은 이전과 비슷해 많이 팔아야 수익이 남는데 판매량은 절반가까이 줄었다”면서 “편의점 수익에서 담배 비중이 큰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 쉬었다.

담배 매출액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업주들은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각 점포의 담배 관련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별 차이는 없지만, 단순하게 매출이 유지됐다고만 볼 수 없다”며 “담뱃값 인상에 맞게 소매점에 돌아가는 마진율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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