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문도시 무색 ‘쓰레기 천국’… 외국인들 “오 마이 갓!”

[현장&] 쓰레기 무법지대, 공항신도시를 가다

▲ 25일 낮 12시께 쓰레기가 쌓여진 영종도 운서역 인근의 한 상점가를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다.  박용준기자

“대낮에도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 게 말이 되나요. 외국인이 보고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25일 낮 12시께 인천 영종도 운서역 인근 상점가. 출국하기 전이나 환승 시간을 이용해 공항신도시를 찾은 외국인이 삼삼오오 길거리를 걷고 있다.

하지만, 상점가 곳곳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물론,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 쓰레기에 건설 폐기물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봇대나 가로수 인근에 더미를 이루고 있다.

공항신도시가 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항신도시 아파트 주변과 영마루공원, 롯데마트 인근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다.

일몰 후 정해진 배출장소에 종량제 봉투를 내놓는 타 지역과 달리 배출시간이나 장소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아무 때나 쓰레기를 도로 변에 배출하고 있다. 특히 쓰레기 수거차량은 매일 자정께 다니면서 낮 시간 주민·상인들이 내놓은 종량제 봉투에 일반 쓰레기까지 더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외국관광객이 드나드는 영종도 공항신도시에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쓰레기 더미가 나뒹굴어도 중구의 청소 행정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구는 영종도에 단 한 대의 노면 청소 차량과 전체 환경미화원 83명 중 16명을 배치했지만, 환경미화원 1명이 2㎞를 담당하는 타 지역과 달리 영종도 미화원은 5배가 넘는 10~15㎞ 구역을 맡고 있다.

주민 A씨(49)는 “신기할 정도로 대낮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지면서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좋지 않다”며 “무법지대도 아니고 외국인 보기 창피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은 일몰 후로 한정하고 있지만, 공항신도시의 경우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다른 지역도 환경미화원 수요가 많아 영종도에 당장 추가 배치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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