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은 인심이 후한 고장이라고들 했다. 그래서일까. 옛부터 지방에서 한양(서울)으로 향하던 이들이 하루 묵고 가는 ‘쉼 고을’로 명성이 나있다.
지나가는 손님을 정성껏 대접하는 풍속이 뿌리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시대에 우리 용인이 배려하는 인성(人性)과 예의범절(禮儀凡節)을 소중히 여기는 ‘예학(禮學)의 고장’으로 명성을 떨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소중한 전통이다. 지금 용인은 인구 100만의 대도시로 가히 상전벽해를 이뤘다.
하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이 전통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기부문화 덕분이다.
‘사람들의 용인’은 시민 누구나 평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권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다. 누구 한 사람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도시를 구현하려는 비전인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복지 행정을 시정의 핵심과제로 최우선 챙기고 있다. 소외된 분들의 자부심을 되찾아드리는 진정한 복지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우리 시는 올해부터 ‘개미천사(1004)’ 기부운동을 펼친다. ‘개미천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천사다. 한 달에 한 번씩, 1,004원의 1계좌 이상을 기부하면 누구나 ‘개미천사’가 된다.
우리 시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용인시처인노인복지관, 용인시자원봉사센터, 이 네 기관이 지난 2월 9일 ‘개미천사(1004)’ 협약을 맺고 ‘사람들의 용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만들고자 뜻을 모았다. 일정액이 쌓이면 저소득층과 열악한 사회복지시설 등 도움이 필요한 불우이웃에게 전할 것이다.
‘사랑의 열차’는 연중 쉼 없이 달리는 이웃돕기 모금열차이다. 한푼 두푼 모은 저금통을 들고 오는 어린이부터 거액을 선뜻 쾌척하는 기업인까지 이 열차에 올라타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매년 연말연시 집중모금기간에는 어느 때보다 바쁘게 달린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13억5천400여만원 상당의 성금(품)이 ‘사랑의 열차’에 모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모금액 10억5천300여만원을 훌쩍 넘긴 액수다. 그만큼 용인시민들의 이웃사랑 열기는 뜨겁다.
‘사랑의 교복 나눔’은 비싼 새 교복 구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 2월 25일 나는 기흥구청 행사장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들께 교복을 판매하며 나눔 정신을 확산시키자고 당부했다.
이 행사는 용인시의 70여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50여개교에서 4천830여벌의 교복을 기증해 마련됐다. 2천800여명의 시민이 3곳 행사장에서 모두 2천805벌의 교복을 구입해 갔다. 수익금 500여만원은 교복을 기증한 학교의 장학금과 이웃돕기에 전달된다.
남모르게 활약하는 용인의 선행천사들은 수없이 많다. 남다른 기부 활동으로 온 나라에 알려진 농업인도 있다. 이 분은 농사로 어렵게 수확한 쌀을 성품으로, 힘들게 모은 돈은 장학금으로 남모르게 쾌척해오던 선행이 알려져 지난해 ‘제48회 청룡봉사상 인상(仁賞)’을 수상했다. 청와대의 ‘나눔 실천자 오찬간담회’ 에 전국의 봉사자 34인 중의 한 분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또 ‘빵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한 시민은 매주 금요일이면 자비로 마련한 빵을 스쿠터에 싣고 홀로 어르신들께 달려가 전해드린다. 용인 출신의 한류 스타 한 분은 매년 백미 100여포를 기부한다. 용인의 대표적인 기업체 삼성전자의 사회봉사단은 저소득가구를 지원하는 ‘오케이 365 희망천사’로 활약한다.
올해에도 지난 2월 24일 우리 시청에서 협약을 맺고 120가구를 위한 생필품 등을 후원한다. 그 외에도 귀한 개인소장품을 시민을 위해 선뜻 기부하는 예술인, 꾸준히 복지시설에 성금을 전하고 봉사도 하는 공무원, 셀 수 없이 많은 시민들이 겸허한 이웃사랑을 실천한다.
우리시의 수많은 ‘개미 천사(1004)’들은 ‘선행 천사의 대군단(大軍團)’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개미 천사’들이 ‘사랑의 열차’를 타고 복지 천국을 향해 달릴 때 창조적인 복지의 시대가 열릴 것이며, ‘사람들의 용인’이라는 큰 산을 이룰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확산시켜주는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이웃사랑에 거듭 감사드린다.
정찬민 용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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