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중고 새상품 안부러워?

불황에 뜨는 소비 트렌드! 중고·리퍼브 제품 ‘전성시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새 상품을 구입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중고나 리퍼브(보수를 거친 전시·반품 제품)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4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www.gmarket.co.kr)이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중고상품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특히 중고 가전(난방·냉방·청정)의 경우 작년동기의 18배(1,767%↑)로 불어났다. 이밖에 컴퓨터 부품(276%), 태블릿·게임(217%), 카메라 렌즈(150%), 도서(57%), 휴대전화(40%) 등도 중고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11번가(www.11st.co.kr)의 중고상품 전문관 ‘중고스트리트’의 거래량도 50% 증가했다. 품목 중에서는 특히 헬스·다이어트 용품(432%↑), 건강·실버용품(295%↑), 스포츠의류·운동화(135%↑) 등의 거래가 작년동기의 2~5배로 불었고, 중고 수입명품(117%↑) 거래량도 두 배를 넘어섰다. 현재 중고스트리트에 등록된 물품 수는 약 100만개로, 작년보다 40% 정도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7월 모바일 ‘중고장터’ 앱 서비스를 강화한 옥션(www.auction.co.kr)의 올해 중고물품 증가율은 20% 정도였지만, 건강·다이어트 식품(435%↑)이나 이어폰·헤드폰·스피커(388%), 보디·헤어·향수(302%), 미씨·직장여성 의류(278%) 등의 거래는 4~5배로 급증했다. 특히 옥션에서는 올해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나 많은 리퍼브 제품이 팔렸다.

태블릿 PC 판매량(880%↑)이 무려 10배로 늘었고, TV·홈시어터 등 비싸고 부피도 큰 리퍼브 가전제품도 72% 증가했다. 블랙박스·하이패스 등 차량용 전자제품, 전기밥솥 등 리퍼브 생활가전을 찾는 소비자도 지난해보다 각각 186%, 55% 많았다.

현재 옥션에서는 양문형 냉장고·드럼세탁기·김치냉장고 등 고가·대형 가전 뿐 아니라 만능 리모컨·미니냉장고·전화기등 소형 가전까지 모두 9천500여개 리퍼브 제품이 팔리고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급증하는 중고 상품 수요에 주목하고 활발하게 관련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3~19일 본점에서 전시·반품 후 보수를 거친(리퍼브) 전자제품들을 30~70% 싸게 판매했다.

백화점 측은 ‘디지털 가전 전시상품(리퍼브) 대전’의 최종 매출이 목표를 20%나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모뉴엘 청소기·제빵기는 각 400대 이상 팔렸고, ASUS·HP 노트북 등도 2~3일만에 모두 매진됐다.

옥션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중고를 찾는 소비자가 늘자 온라인쇼핑업체들도 중고거래 시스템(플랫폼)을 개선해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안전거래·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등 더욱 쉽게, 안심하고 중고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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