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전자랜드, 행복했던 3월의 ‘광란’

‘6위 돌풍’ 투지의 인천 전자랜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일으킨 ‘3월의 광란’이 아쉽게도 막을 내렸다. 전자랜드는 지난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원주 동부에 70대74로 패했다.

3쿼터 종료 5분 전까지 42대5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던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과 차바위의 득점포를 앞세워 추격전을 벌였다. 어느새 전광판 점수는 54대54 동점을 이루고 있었다. 불과 3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70대71로 뒤진 경기종료 11초 전 동부 앤서니 리처드슨에게 통한의 3점포를 얻어맞으면서 경기는 끝이 났다. 시리즈 전적 2승3패. 창단 이후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던 전자랜드의 도전은 이렇게 좌절됐다.

하지만 정규리그 6위 전자랜드의 예상 밖 선전은 ‘3월 농구’ 열기에 불을 지폈다. 6강 PO에서 3위 서울 SK에 내리 3연승하며 농구계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른바 ‘언더독 반란’의 서막이었다. 전자랜드의 기세는 동부와의 4강 PO 1차전까지 이어졌다. 높이의 절대 열세를 딛고 ‘동부산성’을 적지에서 함락시켰다. 비록 2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인천은 들썩였다. 그 열기는 3차전이 열린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평일임에도 불구 7천500여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이틀 뒤 4차전에서도 이를 웃도는 관중이 체육관을 찾아 전자랜드의 반란에 환호했다.

비록 실패로 끝이 난 도전이지만, 인천 농구팬들은 말한다. “전자랜드가 있어 행복했어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열정을 불태운 선수들에 미안하고 고맙다”며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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