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신화의 따끔한 질책

소설가 김남일 등 저자 10명 경기문화재단 ‘신화강의’ 재구성
인간 중심 이기적 사고 비판

세계신화여행

실천문학사 刊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계 속 신화를 소개하면서 우리를 반성하게 하는 책이 나왔다.

‘세계신화여행’(실천문학사 刊)는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했던 ‘신화와 예술 맥놀이-아프로아시아 신화강좌’의 강의를 재구성한 책이다. 책은 모두 12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장과 2장에서는 신화의 근원을 찾고, 그 의미를 분석하는 내용을 담았다. 3장부터는 나라별로 민족을 대표하는 신화에 대해 알아보고, 거기에 현재의 문화 현상을 접목시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기존에 잘 알고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 , <일리야드> , <오디세이> 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의 <마하바라타> , 몽골의 <게세르> , 동양의 여러 민족 서사시인 <길가메시> , 튀르크족의 <알퍼므쉬> 등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면서 소설가 김남일, 오수연을 비롯해 조현설 서울대 교수,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 등 10명의 저자는 신화의 세계에서조차 동서양의 불균형과 비대칭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김남수는 “인간은 과연 고래보다 뛰어난 영장류인가?”라는 질문까지 던진다. 20헤르츠의 소리로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생체 인터넷’을 써온 고래를 예로 들며 인간 중심의 신화가 아닌 지구사적 관점에서 인간은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적 주장을 펼친다.

 

신화 <바리데기와 오늘이> 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물 이음새마다 구슬이 달려있어 하나의 구슬이 다른 구슬을 무수히 비추는 ‘인드라망’에 대한 설명을 통해 모든 것은 무수한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 중심으로 이기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우리가 반성해야 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내용이 다소 길고,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책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과 지도 등 다양한 이미지들을 살펴보면서 책장을 넘기다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온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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