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시장에 3억’ 성완종 메모에 인천정가 술렁

유 시장 “19대 동료의원 관계일 뿐… 사실 아니다” 강력부인

▲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적은 메모를 검찰이 확보한 가운데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가 10일 오후 성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유품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쪽지에 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름이 등장해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0일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몇 사람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쪽지에는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 달러 2006년 9월 26일 독일 이병기 이완구” 등 모두 55글자가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쪽지 내용을 살펴보면 유정복 인천시장도 3억 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특히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제외하면 쪽지에 거론된 인물이 모두 친박 핵심인사들이다. 이른바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당선된 유 시장도 친박계 인사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 상의에서 발견된 메모가 11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메모에는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 이병기, 이완구''란 글자와 ''김기춘 10만불''이란 글자 옆에 ''2006.9.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선일보 제공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남긴 쪽지와 경향신문 전화 인터뷰 녹취록을 정치자금 수사의 단서로 삼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반면 유 시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유 시장은 곧바로 “성 회장과는 19대 국회에 들어와 만난 동료 의원 관계일 뿐”이라며 “‘성완종 메모’와 관련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선 4·29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성완종 리스트’가 인천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사람이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밝힌 사실인데 쉽게 넘기거나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검찰은 철저하게 수사해 의혹들을 소상하게 밝히고 유정복 시장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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