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해서 왔건만 착한가격 업소 ‘배신’

인천시, 선정기준 등 모호 일부 ‘마케팅 수법’ 전락

이발 7천원에 샴푸비 별도

실제로 착하지 않은 가격

시민들 “낚인 기분” 원성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A씨(39)는 최근 회사 동료에게 점심에 한턱 내려고 인천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착한가격업소’ 코너를 검색해 한 음식점을 찾아냈다.

하지만 정작 동료와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 ‘낚였다’는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착한가격업소 소개 문구에 ‘비빔밥 한 그릇에 3천 원’이라는 내용과는 달리, 고기를 주문해야만 비빔밥을 3천 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동료에게 창피해서 말도 못한 A씨는 결국 계획에 없던 고깃값까지 수만 원을 써야만 했다.

A씨는 “시 홈페이지에 소개된 음식점이라 믿고 찾아갔는데, 사기를 당한 기분”이라며 “시가 정확한 조사도 하지 않고 착한가격업소를 선정했거나 귀찮은 듯 대충 안내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41)도 착한가격업소 검색을 통해 7천 원에 이발할 수 있다는 미용실을 찾았다가 기분만 상했다. 이발을 마치고 난 뒤 업소 주인이 ‘샴푸 비용은 별도로 1천 원이 추가됩니다’고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 미용실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인천지역 내 일부 착한가격업소가 손님을 유인하는 듯한 정보로 손님 모으기에만 급급,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가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선정 기준을 부정확하게 한데다,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인천시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가격업소 350곳을 선정, 소상공인 대출금리 우대 및 자영업 컨설팅, 홍보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선 군·구가 가격수준이 지역 평균보다 낮고 종사자가 친절하며 영업장의 청결도가 높은 곳 등을 기준으로 착한가격업소를 지정하면 시가 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개·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식당의 경우 단 한 가지의 메뉴만 가격이 저렴해도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 특히 업소가 내세운 정보도 부풀려지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지만 이에 대한 관리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오는 6월 전반적으로 착한가격업소를 재선정할 계획이다”며 “이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알맞게 홍보,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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