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1위’ 김광현의 딜레마

3승 불구, 방어율·이닝수 떨어져 땅볼 유도 ‘맞춰잡는 투구’ 필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27)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3승(1패)을 챙기며 다승 선두에 나섰다.

그러나 방어율이 5.40으로 높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선 홈런 하나씩을 얻어맞는 등 10점이나 실점했다. 이닝도 6회를 넘긴 적이 없다.

김용희 SK 감독은 “공이 나쁘진 않다. 그 정도면 어지간한 타자는 못 친다”며 구위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속구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하고 있다.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직구 최고 구속은 151㎞를 찍었고, 삼진도 25개나 뽑아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김 감독은 ‘효율성’을 언급했다. 그는 “(김)광현이는 ‘타자를 내가 잡아야 한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며 “물론 삼진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맞춰 잡아야 할 때와 구분해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야구계에서는 흔히 땅볼 유도가 삼진보다 효율적인 투구라고 말한다. 삼진은 타구가 인플레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지만, 공이 최소 3개가 필요하다. 반면, 땅볼 유도는 짧으면 공 1개로도 해결이 가능하다. 투구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말인 동시에 실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1일 현재 김광현의 땅볼 유도율은 30%에 불과하다. 심지어 실점이 많았던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선 16.6%에 그쳤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정상급 투수들의 땅볼 유도율이 5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너무나 저조한 수치인 셈이다.

그만큼 투구이닝이 적고, 실투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이 방어율을 낮추고, 올 시즌 목표로 했던 200이닝을 채우기 위해선 땅볼 유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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