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선수·샐러리캡 제한 문제 신청선수 대다수 소속팀 재계약 변화없는 전력, 약팀 반등 힘들어 지나친 규제… 본래 취지 무력화
“FA 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 여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FA의 취지는 구단과 선수 간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구단은 전력 상승을 꾀하고, 선수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을 주자는 데 있다. 하지만, 현행 여자프로농구 FA 제도는 본래 취지를 무력하게 만드는 규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 FA 시장은 지난 15일 문을 닫았다. 당초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1일부터 15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협상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16일부터 25일까지 타 구단들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수순이었으나, FA 16명 가운데 2명이 은퇴하고, 14명이 소속구단과 재계약함에 따라 일찍이 폐장했다.
이처럼 이적생이 단 1명도 나오지 않은 경우는 단일리그가 시작된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데에는 FA 보상 규정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외부 FA를 영입한 구단은 공헌도 순위에 따라 해당 선수의 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300% 또는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
소위 A급으로 분류되는 선수가 아닌 준척급들에 대한 베팅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A급 선수의 영입이 쉬운 것도 아니다.
여자프로농구는 FA를 포함한 모든 선수의 연봉이 전체 샐러리캡(12억)의 25%, 즉 3억원을 넘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원 소속구단이 우선 협상에서 3억원을 제시하면 선수가 타 구단과 협상할 권리는 완전히 소멸된다.
‘FA 이적생 제로’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다음 시즌 여자프로농구 판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수층이 얇아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여자농구의 특성상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는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FA 이적생이 없는 각 팀의 전력은 올 시즌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3강’으로 불리는 춘천 우리은행, 청주 KB스타즈, 인천 신한은행은 고스란히 기존 전력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임영희를, KB스타즈 변연하와 정미란을, 신한은행은 신정자와 재계약 함으로써 기존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용인 삼성, 부천 하나외환, 구리 KDB생명은 전력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외국인 선수 선발에 사활을 걸게 됐다.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위 구단 한 관계자는 “현행 FA 제도는 약팀이 반등을 꾀할 수 없는 구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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