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이라크ㆍ이란 정책 신랄하게 비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온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이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의 ‘오바마 때리기’가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자신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원하려는 것 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미 언론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연맹’(RJC) 만찬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완전철군 결정은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하면서 “IS의 발호는 결국 또 다른 알카에다의 재현”이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당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 의혹과 더불어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와의 연계 혐의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었다.
그는 “알카에다가 비록 이름을 (이슬람국가·IS로) 바꿨을지는 몰라도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여전히 그들의 최우선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2년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참수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현재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돼 있지만 (지난해 제임스 폴리 기자 등을 참수한) IS는 지금도 버젓이 TV를 통해 공개로 범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이처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시작한 이라크 전쟁을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12월 ‘아름다운 종전’이라며 끝을 냈으나, 그 이후 IS가 발호하는 등 오히려 이라크 사태가 악화된 것은 결국 자신의 정책이 옳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틀렸음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반드시 격퇴하겠다’고 한 기존의 발언을 겨냥, “뭔가 얘기를 했으면 그것은 진심이어야 한다. 그들을 죽여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오바마 정부 주도의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도 부시 전 대통령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면서 “제재는 한번 해제하면 되돌릴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부시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오바마 정책에 대한 강경 발언은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자신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존재가 오히려 동생 지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전략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한 데이비드 볼로소프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동생을 도와 유세에 나서면 유권자들이 ‘또 다른 부시가 왔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면서 “그는 될 수 있는 한 동생의 대권 도전 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사진=부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