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 등 이유로 손 놓아
국내 재계 순위 11위 그룹 kt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야구단 2군 전용구장ㆍ숙소 건립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선수단 육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군 전용 구장과 숙소는 프로야구단의 필수 인프라로 어린 선수들의 육성과 성장의 터전이다. 하지만 kt가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야구단 운영에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9일 kt와 수원시, 여주시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 2013년 제10구단 유치 과정에서 창단과 관련해 ‘kt의 약속’이란 문건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향후 청사진으로 제출했다.
kt는 이 문건에 10구단 유치 시 이행할 공약을 총 10여개 항목에 걸쳐 서술했다.
kt는 이 가운데에서도 ‘구단 설립 및 창단 지원’을 전면으로 내세웠고, 총 200억원을 투자해 2군 구장과 숙소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kt는 실제로 그해 10월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일원의 9만3763㎡ 부지를 활용해 2군 구장과 보조경기장, 트레이닝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베이스볼캠프’를 건설한다는 세부 계획을 준비, 여주시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kt는 2016년 초까지 캠프를 완공한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착공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주시가 몇 차례 공문을 보내 캠프 건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kt는 그 때마다 예산 문제로 공사가 미뤄질 것 같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주시 한 관계자는 “캠프 건립은 kt가 계획부터 완공까지 모든 공사를 진행하고, 시는 행정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MOU 체결 이후 kt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건립이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kt wiz 2군은 운동할 장소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kt 2군은 현재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운동장을 빌려 쓰고 있으나, 사용 계약이 올해로 만료되는 까닭에 2군 구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범현 kt 감독도 최근 “내년에 우리 2군은 원정 경기만 다녀야 할 판”이라며 “이래서 제대로 된 선수 육성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kt는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kt구단 관계자는 “올해 이후 2군 경기를 어디서, 어떻게 운영할지 알아보는 중이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